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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기 하루 최대 3시간 단축 근무… 육아휴직 직원 복직률 100%

유통 전문 기업인 KT알파에서 근무하는 양지수(36·홍보팀)씨는 지난달 예쁜 '와룡(태명)'이를 품에 안았다. 양씨는 "30대 중반에 임신을 준비하면서 간절했던 만큼, 임신과 출산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고 했다. 직원 610명 평균연령이 38세밖에 되지 않는 젊은 기업이자 여성 직원 비율이 47%에 이르는 KT알파에는 양씨와 같이 결혼과 임신, 출산 등으로 제2의 인생을 맞이한 직원이 많다. 하지만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을 찾아보긴 어렵다고 한다. 회사가 '임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 아래, 직원들이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법정 기준을 웃도는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자회사인 KT알파는 홈쇼핑 'KT알파쇼핑' 등을 운영하는 유통 기업이다.

KT알파에선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이 하루 최대 3시간까지 가능하다. 임신한 지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인 근로자가 원할 경우 법적으로 보장된 하루 최대 2시간의 단축 근무보다 1시간이 더 많다. 양씨는 임신 사실을 안 이후 가장 먼저 했던 걱정이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과 버스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3시간 단축 근무 덕분에 사람들로 가득한 퇴근길 지하철과 버스를 피해,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었다"며 "주변 지인 중에선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법정 기준인 2시간도 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KT알파는 여성 직원들에게 육아휴직 신청서도 받지 않는다. 출산휴가만 신청하면 이후 육아휴직이 자동으로 연결된다. 회사는 자동 육아휴직을 통해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과정을 없앰으로써 출산한 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22년 11월부터 작년까지 육아휴직을 쓴 미디어마케팅팀 한주연(36)씨는 "육아휴직이 출산휴가 이후 너무나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이어지다 보니 육아휴직을 쓰는 데 부담이 없었다"면서 "이 기간 아이의 첫 뒤집기와 옹알이 등 다시는 보지 못할 소중한 순간들을 모두 눈에 담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2018년 자동 육아휴직이 시작된 이래 육아휴직을 사용한 89명의 직원 복직률은 100%에 달한다.

기업문화팀 김동현(42)씨는 '자녀 돌봄 단축 근무제'를 통해 "부모로서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고 했다. 자녀 돌봄 단축 근무제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가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려면 부모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해 만든 제도다. 하루 근무 시간을 1시간씩 단축해 자녀를 등교시킨 후 10시쯤 출근하거나, 오후 5시쯤 퇴근해 자녀의 하교를 챙길 수 있도록 했다.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는 3월부터 다음 해인 2월 28일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은 없다. 이 제도를 이용해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의 등교를 1년간 책임진 김씨는 "혼자서 책가방을 못 챙기고 세수도 못 하는 나이다 보니 아이의 등교를 챙길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동료와 상사들이 먼저 이 제도를 알려줘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정말 하루하루 빠르게 자라는데, 1년간 아이의 등교를 챙겨주면서 아이가 조금씩 사회에 적응해나가고 의젓해지는 성장의 순간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뿐 아니라 KT알파에선 가족에게 질병이 생기거나 사고가 났을 때 쓸 수 있는 가족 돌봄 휴직 또는 휴가를 자녀 양육에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다. 휴직 기간도 120일로, 법적으로 보장된 것보다 30일 더 많다. 하루 단위로 사용 가능한 가족 돌봄 휴가 역시 법정 기준인 10일보다 10일을 더 지원해 총 20일까지 쓸 수 있다. 출산 양육 지원금도 탄탄하다. 회사는 육아휴직 기간 매달 20만원의 육아휴직 수당을 급여와 별개로 지급한다. 또 지난 2017년부터는 연간 250만원을 지원해주는 의료비 항목에 산후조리원 등도 추가했다. 0~7세 자녀가 어린이집에 다니면 위탁 보육료의 50%를 지원해주고,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경우에는 매달 8만원(3~7세)을 지급해준다. 중·고등학생을 키우는 직원에게는 연간 320만원의 학자금을, 대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등록금의 75%를 지원한다.

KT알파는 이 같은 출산 양육 지원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2021년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IT 부문 대상을 받았다. 2022년에는 '가족 친화 우수기업' 대통령상도 받았다. 한진우 KT알파 인사팀 차장은 "직원들의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 마음'과 '회사에서 인정받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상호 공존할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고민해 만든 결과물"이라고 했다. 기고자 : 오주비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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