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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윤한결, 수상 이후 내일 첫 한국 무대

지휘자 겸 작곡가 윤한결(30·사진)씨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았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카라얀 재단에서 주관하는 이 대회는 차세대 스타 지휘자들의 등용문으로 유명하다. 영국 버밍엄 심포니 수석 객원 지휘자 미르가 그라지니테틸라, 네덜란드 국립오페라 상임지휘자 로렌조 비오티 등이 모두 이 대회 출신이다.

윤씨는 오는 8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빈 방송 교향악단을 지휘하는 공식 데뷔 무대를 앞두고 있다. '현대음악을 한 곡 포함하면 좋겠다'는 주최 측 제안에 그는 대뜸 "그렇다면 제가 직접 작곡을 하면 어떨까요?"라고 질문했다.

유럽 최고의 명문 음악제에서 신진 지휘자가 자신의 신곡을 직접 지휘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예상 밖으로 하루 만에 허락이 떨어졌다. 윤한결은 지난 4일 "두 달 전부터 열심히 작곡하고 있는데, 3년 만의 신작이라서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했더니 지금 10마디 정도 남아 있다. 작품 주제도 15번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초조하거나 후회하는 기색이 도통 없는 걸 보면 두둑한 배짱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그는 "갑자기 '필(feel·느낌)'을 받아서 작곡이 잘될 때가 있는데 그것만 기대하는 중"이라며 웃었다.

대구 출신인 그는 작곡에서 출발했다가 지휘 겸업에 도전했다. 서울예고를 자퇴하고 독일 뮌헨 음대에서 작곡과 피아노, 지휘를 공부했다. 그는 "지휘를 통해서 즐겁고 행복해지는 경험을 한다면, 그에 비해 작곡은 괴로운 작업"이라고 했다. "갑자기 아침에 악상(樂想)이 떠올랐다가 저녁에는 생각이 안 나고, 반대로 밤에 썼을 때는 마음에 들다가도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보면 별로일 때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창작의 고통이 작품 해석보다는 크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들렸다. 하지만 '작곡 지휘 겸업'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그는 "작곡 덕분에 지휘를 할 때에도 악보가 빨리 읽히고, 연주자의 관점에서 작품들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작곡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수상 이후 첫 국내 무대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풀치넬라' 모음곡과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두 곡(협연 장 에플람 바부제)을 들려줄 예정이다. 지휘자로서의 꿈은 "전설적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1930~2004)처럼 지휘자들에게 인정받는 지휘자"다. 지휘·작곡 어느 쪽이든 다부진 야심도 세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만~7만원. 기고자 :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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