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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지마라＂ 유지, 두 아들이 엎어

콜롬비아가 낳은 세계적 문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1927~2014·사진)의 유작이 타계 10년 만에 출판됐다. 그의 97번째 생일이었던 6일 한국 등 30국에서 출간된 '8월에 만나요(원제 En Agosto Nos Vemos)'다.

해마다 8월이 되면 어머니의 묘지를 방문하기 위해 카리브해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성 아나 막달레나 바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40대 기혼 여성인 바흐가 남편, 가족과 떨어진 여행에서 매번 새로운 연인을 만나 자유와 자아 실현을 추구하게 되는데, 마르케스 작품 중 드물게 여성이 주인공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 작품은 마르케스가 별세 전 치매로 처절하게 투병하면서 쓴 작품이라는 점, 두 아들이 '책을 내지 말라'는 작가의 유지를 거스르고 세상에 냈다는 점에서 출간 전부터 주목받아왔다.

6장으로 구성된 작품의 1장은 1999년 월간지 '캄비오'에 발표됐다. 마르케스는 이후 수차례 작품 완결을 시도했지만, 치매로 인한 기억 상실로 차질을 빚었다. 이 때문에 작가는 생전 스스로 작품의 완성도를 의심했고 두 아들에게 "원고를 찢어버리고 절대 출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NYT는 "그의 두 아들은 마르케스가 죽은 지 몇 년 후에 다시 유작을 읽으며 아버지가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판단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마르케스는 사실과 상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두 공간을 융합시키는 이야기 방식인 '마술적 리얼리즘'을 통해 전 세계에 중남미 문학 열풍을 몰고 온 주역으로 꼽힌다. 대표작으로 알려진 1967년 작 '백 년의 고독'은 전 세계에서 5000만 부가 팔려나갔고, 1982년에는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기고자 :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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