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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대만은 사상 최고치
한국은 작년 말보다 지수 낮아

"왜 한국 주식시장만 거꾸로 가나요?"

올해 미국·일본·대만 등 해외 주요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가를 찍는 가운데, 한국만 유독 소외되면서 투자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는 6일 2641.49로 마감, 작년 말(2655.28) 수준을 밑돌았다. 연일 활황세를 보이는 세계 주요 증시와는 영 딴판이다. 왜 이럴까.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시장이 소외된 원인으로 크게 3가지를 꼽는다.

첫째, 올해 글로벌 랠리(강세장)는 미국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견인한 것인데, 한국엔 경쟁력 있는 첨단 혁신 기업이 없다. 특히 코스피 전체에서 시가총액 비율이 20%에 달하는 삼성전자가 AI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한 영향이 크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낸드와 D램 등 범용 반도체가 주력이어서 엔비디아 랠리 수혜에서 소외됐다"고 말했다. 대만 주식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 중인데, 대장주인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다.

둘째, 국내 자금의 탈(脫)한국 흐름이다. 지난달 한국 주식을 6조원 넘게 팔아치운 개인들은 미국과 일본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1월 대비 한 달 만에 87% 증가했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외국인이 조금만 팔아도 밀려 버린다"고 말했다.

셋째, 부진한 기업 실적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코스피 기업의 22%, 코스닥 기업의 11%만 깜짝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반면 미국(S& P500)과 일본(닛케이평균)의 깜짝 실적 발표 기업 비율은 각각 79%, 50%로 훨씬 높았다.

박소연 신영증권 이사는 "한국 기업들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나올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면서 "시가총액이 큰 이차전지 종목들이 하락한 것도 부정적인데 그나마 정부가 최근 증시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보합은 유지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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