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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외교부 장관 인터뷰 ＂비싼 가격 내고 교훈 배우는 중＂

"우리는 (전쟁이라는)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최근 만난 가브리엘 란츠베르기스<사진> 리투아니아 외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역사에 변곡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러시아를 막지 못하면 미래에 전쟁·비평화·비민주주의 등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들만큼 존재감이 크진 않지만, 소국(小國)으로 분류되는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래 가장 단호한 태도로 우크라이나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러시아 및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와 동쪽으로 국경을 접한 발트 3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舊)소련에 병합되는 수모를 겪는 등 오랫동안 러시아의 공격에 시달려왔다. 1990년대 구소련 붕괴와 함께 독립한 이 나라들은 유럽연합(EU)·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며 서둘러 서방 진영에 합류했다. 발트 국가의 '맏이' 격인 리투아니아는 특히 러시아에서 가장 먼저 독립한 이후 러시아와 중국 등 권위주의 강대국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해 오고 있다.

발트해 국가들의 굳건한 연대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IfW Kiel) 보고서에 따르면, GDP(국내총생산) 대비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를 볼 때 발트 3국이 미국·영국 등 서방 강대국보다 훨씬 크다. 전쟁 발발 이후 지난 2월까지 리투아니아는 GDP 대비 1.5％,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는 각각 1.2％와 3.5％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영국의 지원 비율은 각각 GDP의 0.3%, 0.6% 정도다.

란츠베르기스 장관은 개전 이후 여덟 차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고, 지난 1월엔 처음으로 러시아 폭격 피해가 가장 심한 격전지 하르키우에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학교가 문을 닫았고, 지하철에 임시로 학교가 차려져 소수 학생만이 그곳에서 공부하고 있었다"며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개전 이후 폭격 피해가 심한 지역에 '지하 학교'를 지어 학교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고자 : 빌뉴스(리투아니아)=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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