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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크리스털 팰리스전 맹활약

"이 한국인이 이 거리에서 공을 잡으면 어떻게 되는지 다 아시죠?"

영국 BBC는 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나온 손흥민의 골 장면을 이렇게 설명하면서 "이게 손흥민입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날 2-1로 앞서던 후반 43분 골대에서 약 36m 떨어진 중앙선 부근에서 패스받은 공을 몰아 골문으로 질주했다. 크리스털 팰리스 수비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쫓아갔지만 따라잡지 못했다. 손흥민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마주한 상태에서 왼쪽을 한번 힐끗 바라보곤 오른발로 골대 오른쪽을 향해 공을 차 넣었다. 골키퍼는 이 눈속임에 넘어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이날 보여준 손흥민의 전력 질주는 이미 익숙한 장면이다. BBC가 손흥민을 극찬한 것도 새삼스럽지 않다. 2019년 12월 번리전 70m 질주 골(푸스카스상 수상), 2018년 11월 첼시전 50m 질주 골 모두 팬들 뇌리에 남아 있다.

이날 손흥민은 역전승을 이끌면서 경기 최우수 선수(MOM·Man Of the Match)에도 꼽혔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32분 브레넌 존슨(23·웨일스)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을 때 골대 앞에 있던 손흥민은 정면으로 쇄도하는 대신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온통 손흥민을 주시하던 수비수 3명이 순간 그를 따라 움직였고, 공은 그 사이를 통과해 왼쪽에 있던 토트넘 티모 베르너(28·독일)에게 연결됐다. 베르너는 편안하게 이 패스를 동점골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이 골이 들어가자 공을 들고 중앙선으로 내달았다. 추가골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그 뜻이 전해졌을까. 후반 35분 제임스 매디슨(28·잉글랜드)이 오른쪽에서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올린 크로스를 크리스티안 로메로(26·아르헨티나)가 훌쩍 뛰어올라 머리로 내리꽂으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손흥민이 마지막 쐐기골까지 터트렸다.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홈 팬들은 열광에 빠졌다. 3대1 완승이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돌아와 다시 골을 넣어 무척 기쁘다. 팬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더 좋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일 본머스전 이후 두 달 만에 재가동한 득점포였다. 15승 6무 6패(승점 50)의 5위 토트넘은 4위 애스턴 빌라(승점 52)를 2점 차로 추격했다.

한국의 다른 유럽파도 나란히 골을 신고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토크시티 배준호(21)는 같은 날 미들즈브러와 벌인 홈경기 전반 40분 왼쪽 중원에서 공을 몰고 가운데로 들어가 상대 수비수들을 몸싸움으로 제압한 뒤 골문 앞에서 왼쪽 구석으로 깔아 차 선제골을 넣었다. 스토크시티는 2대0으로 승리했다.

세르비아 즈베즈다 황인범(28)도 3일 FK TSC와 치른 원정 경기에서 후반 39분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켜 3대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뛰는 이재성(32)은 2일 묀헨글라트바흐를 상대한 홈경기 전반 12분 수비수 3명을 제친 뒤 절묘한 패스로 선제골을 도왔다. 경기는 1대1로 비겼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이강인(23)은 2일 AS모나코전 후반 41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추가 시간 포함 7분 남짓한 동안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극상 논란' 이후 4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팀은 0대0으로 비겼다. 잉글랜드 울버햄프턴 황희찬(28)은 3일 뉴캐슬전에 결장했다. 지난 경기에서 다친 허벅지 뒤쪽 근육 탓이었다. 게리 오닐(41·잉글랜드) 울버햄프턴 감독은 "황희찬이 4주에서 6주 정도 나오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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