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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국정연설… 나토에 경고
라트비아 ＂나토 합의땐 파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병설에 대해 "핵전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나토 회원국이 병력을 파견해 러시아군과 나토군 간의 직접 교전이 벌어질 경우 대규모 확전 상황이 초래될 수 있고,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까지 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푸틴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의 행사장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한 국정 연설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서방이) 러시아에 추가로 개입하려는 시도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그들 영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추진 어뢰, 극초음속 미사일 등 러시아가 과시해 온 최신 무기를 동원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푸틴은 "(나폴레옹과 히틀러 등) 우리나라 영토에 파병했던 자들의 운명을 기억한다"며 "이번에 개입하는 사람들의 결과는 더욱 비극적일 것"이라고도 했다.

푸틴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나토 회원국 라트비아가 우크라이나에 자국군을 파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뒤에 나온 것이다. 앞서 라트비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8일 독일 dpa통신에 "우리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만약 나토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병에 동의하면 라트비아도 참여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그 혈맹인 벨라루스와 모두 국경을 맞댄 라트비아는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원해온 발트 3국의 일원이다. 다만 발트 3국 중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는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지난 27일 "우크라이나 파병 문제는 현재 정부에서 논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26일 자국 TV에 "나토 및 유럽연합(EU)의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 회의 후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파병과) 관련 내용을 자유롭게 논의했다"며 "(러시아의 승리를 막기 위해) 어떤 방안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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