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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테 샬라메가 한국에 왔다 갔다. 공항부터 난리가 났다. 있는 내내 난리가 났다. 아니 잠깐. 티모테 샬라메가 누구냐고? 새로 떠오르는 프렌치 셰프냐고? 큰일이다. 당신이 나이가 얼마나 됐건 상관없다. 티모테 샬라메를 몰라서는 안 된다. 그는 지금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 극장가를 오랜만에 웃게 만든 '웡카'에 이어 '듄 : 파트2'가 개봉한다. 둘 다 샬라메 주연작이다.

그래도 이 처음 듣는 이름이 왜 유명한지 도통 모르겠다고? 이렇게 설명해 보자. 티모테 샬라메는 지금 사오십 대 젊은 시절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다. 젊은 시절 여러분도 부모님에게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이탈리아 화가 이름이 아니라는 사실을 납득시키려 애썼을 것이다. 여러분 부모님 역시 부모님의 부모님에게 '알랭 들롱'이 왜 샴푸 이름이 아닌지 알리려 노력했을 것이다. 모든 세대에게는 모든 세대를 대변하는, 전 세대는 이름을 외우기 힘든 미남이 있다.

티모테 샬라메 외모에 크게 감탄해 본 적은 없다. 이런 문장을 쓰면 그 문장만 내 얼굴 사진과 함께 박제되어 소셜미디어에서 영원히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글을 진행하려면 어쩔 도리 없다. 그렇다. 샬라메 외모는 내 취향은 아니다. 프랑스 가톨릭 기숙학교에 가면 비슷하게 비리비리한 남자애들이 백 명은 있을 것 같다. 그 학교가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내 마음속 뒤틀린 1970년대 일본 소녀 만화 속?

어떤 기사는 티모테 샬라메 열풍이 주류 남성 스타들과 다른 '병약미' '퇴폐미' 덕분이라고 한다. 고상하게 풀어보자면 몇 년 전 트렌드로 뜬 '젠더리스(Genderless·성 구분 없는)'의 아이콘이라는 것이다. 좋은 일이다. 이성에게 어필하려 단백질 삼키며 복근 만들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사실 복근 따위 만들어 뭐하겠는가. 생기는 건 어차피 "형님 오늘도 몸 최곱니다. 삼각근 한번 만져봐도 되겠습니까"라며 인사하는 운동 친구밖에 없다. 기고자 :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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