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여러 나라에서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특히 선거 전 정치 성향이 다른 상대방에게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정서적 양극화는 강해진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 현장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분열을 매일 접하고 있다. 정치가 비즈니스인 영역에서는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정치와 무관한 일반 회사에서도 정서적 양극화는 관계 갈등 등 업무 효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시기의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어느 후보를 선호하느냐는 정치적 신념이 동료와 소통하고 협업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응답자가 36%였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정서적 양극화가 정치와 무관한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선거가 끝나고서도 지속된다는 통계도 있다. 선거 후 승자와 패자 그룹 간 갈등이 커질 수 있으니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정치적인 소통은 최소화하기를 귀띔하는 리더십 잡지도 있다.

직장에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과 업무 생산성 저하를 줄이는 방법으로 주된 조언이었다. 실제로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소통이 직장 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 3분의 1 정도 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 정서적 양극화는 더 커져가는데 동시에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중요시하는 현 시점에서는 '나를 숨기라' 또는 '모두들 마음을 진정하세요'식의 접근은 효과가 떨어진 상황이다.

나와 정치적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가 불편하지만 피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접근이라는 조언이 와 닿는다. 정서적 양극화로 내 마음을 숨기거나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끼리 모여 이야기하기가 쉽다. 그런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소통하면 정치적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 더 극단적인 견해를 가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갈등과 양극화도 심화된다.

직장 내 정서적 양극화와 관련된 조언을 소개한다. 사실 뻔한 내용인데 실천이 어렵다. 일단 불편한 대화가 나쁜 대화는 아니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힘든 대화를 통해 내 생각을 확장하고 학습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어렵게 대화를 시작했다면 상대방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도 존중하는 자세로 진지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대방 의견과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다는 개방성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화가 나는 등 감정의 골이 커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서로 진정하자는 말보다는 조금은 떨어져 잠시 열을 식히고 건설적 방향으로 다시 논의해 보는 여유도 중요하다.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25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