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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안 나와

이르면 7월부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주가가 적정 수준인지 스스로 평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기업 가치 상승(밸류업)' 계획과 실행 방안을 연 1회 이상 자율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기업 가치 우등생'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이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반기에 출시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1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정부는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페널티를 준다면 (기업들이) 형식적으로 하겠지만, 기업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서 참여해야 한다는 측면 때문에 인센티브를 넣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년 5월 10여 개 회사를 표창하기로 했다. 표창을 받은 기업은 모범 납세자로 선정돼 세무조사를 유예받거나 세금 감면 컨설팅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상속세 등 세제 개편 방안은 빠져

증시 전문가들과 재계가 기대했던 상속·증여세와 금융소득종합과세 같은 세제 개편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주주들은 배당금이 다른 금융 소득과 종합과세돼 최고 세율인 49.5%를 물어야 하는 데다 주가가 높으면 상속·증여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주가 관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 정서상 쉽지 않은 주제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상속세나 증여세를 감면해주는 전향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7% 하락한 2647.08로 장을 마감했다.

정부는 추가적인 세제 개편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밸류업 방안'은 우리 자본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첫 단추"라며 "세제 지원 방안은 준비되는 것부터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배당 확대가 능사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배당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산업본부장은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단기 주가 부양책은 투자 감소 등 경영 실적 악화로 이어져 기업의 장기 가치 상승과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M7(매그니피슨트7)' 중에서 지난해 배당한 기업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 등 3곳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이번 방안이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하면서도 주주 환원 확대를 내세운 외국계 펀드의 공격이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자사주 매입은 현재 기업이 가진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며 "경영권이 불안해지면 오히려 기업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 등을 요구하려면 다른 경영권 방어 수단을 주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선진국 대부분은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을 방어할 수단을 갖고 있다. 특정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 의결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신주를 발행하는 '포이즌 필', 주식 수에 관계없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픽]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주요 내용 기고자 : 안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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