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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최고 구속) 투수' 사사키 상대 롯데 윤동희 2루타

25일 일본 오키나와 이토만시(市) 니시자키 야구장은 강풍이 불고 비가 흩날려 쌀쌀했다. 한국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가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2차전을 벌인 날. 연습 경기지만 열기는 실제 경기 못지않았다. 관중석이 전날보다 2배 이상 들어차 시끌벅적했다. 이날 일본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투수이자 구속 165㎞ 기록 보유자 사사키 로키(23)가 등판했기 때문이다.

사사키는 고교 시절부터 시속 163㎞ 강속구를 뿌린 화제의 선수. 2021년부터 1군 무대를 밟아 숱한 진기록을 남겼다. 2022년 4월 오릭스전에서 퍼펙트 게임과 함께 한 경기 연속 타자 삼진 세계 기록(13타자)과 일본 프로야구 한 경기 최다 탈삼진(19개)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그다음 등판에서도 8이닝 퍼펙트 투구를 해 2경기 연속 퍼펙트 게임이란 초유의 대기록을 눈앞에 뒀으나 팀이 점수를 못 내자 마운드를 내려왔다. 일본에선 오타니 쇼헤이(30)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이상 LA 다저스)를 이어 MLB(미 프로야구)에 진출할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이날 연습 경기는 같은 모기업을 가진 두 팀 구단주 신동빈 롯데 회장 지원 아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합동 훈련을 한 데 이어 24일 1차 연습 경기, 이날은 2차전이었다. 2007년 이후 17년 만의 대결이다. 사사키 맞상대가 롯데 에이스 박세웅(28)이었기에 관심이 더 컸다.

다만 사사키가 당초 계획(2이닝)과 달리 쌀쌀한 날씨 탓에 1이닝만 던지고 내려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구위는 남달랐다. 롯데 1번 타자 김민석(20)에게 던진 초구부터 시속 154㎞를 기록했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시기라 100% 컨디션이 아닌데도 한국에선 보기 힘든 강속구를 연달아 던졌다. 직구 10개를 던졌는데 최고 구속 155㎞, 최저 152㎞였다. 3개 던진 포크볼도 최고 139㎞였다. 롯데는 2번 타자 윤동희(21)가 사사키 3구째 직구를 외야 왼쪽 깊숙한 2루타로 만들며 체면을 살렸다. 사사키는 1이닝 1안타 1탈삼진으로 등판을 마쳤다.

윤동희는 "처음 느껴보는 유형"이라며 "공 끝이 더 살아있고, 공이 오다가 한 번 더 힘을 받아 박차고 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롯데 투수 최준용은 "사사키가 힘을 30% 정도밖에 쓰지 않은 것 같은데도 155㎞ 나왔다. 나도 저렇게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신인 전미르는 "몸 밸런스가 좋다. 러닝하는 걸 봤는데 탄력도 진짜 좋았다"며 "그래도 같은 사람인 만큼 더 노력하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롯데 박세웅은 1회 말 2실점한 데 이어 2회 말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2이닝 3실점했다. 경기는 지바롯데가 8대1로 이겼다. 1차전(7대3)에 이어 2연승했다. 롯데는 2회 초 한동희(25)의 솔로포로 1점을 뽑았다. 이날 사사키는 일본 취재진과만 짧은 문답을 주고받았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초조해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 좋았다"고 했다. 박세웅에 대해서 "초반부터 직구로 승부하는 게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한화 류현진(37)은 지난 23일 불펜 투구 후 하루를 쉰 뒤 이날 두 번째 훈련에 나섰다. 그는 "미국에서는 각자 몸을 풀었는데 오랜만에 단체로 훈련하니까 시끌벅적하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날 "류현진을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로 쓰겠다"고 예고했다. 한화는 3월 23일 잠실에서 LG와 개막전을 치른다. 최 감독은 "투구 수는 당분간 관리해줘야 할 것 같다. 개막전 투구 수는 80개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165㎞ 투수' 사사키 로키 기고자 : 오키나와(일본)=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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