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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ㅇ난감' 원작 웹툰 작가 꼬마비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을 보고 동명의 원작 웹툰을 본다면, 얼마간 난감해질 테다. 시작부터 납치와 살인 예고다. 드라마처럼 평범한 대학생 '이탕'이 범죄자를 죽이며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거의 없다. 대신 이야기의 반전과 그림체의 전환을 통해 충격을 거듭 주면서, 하나의 질문을 파고든다.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웹툰 '살인자ㅇ난감'을 그린 꼬마비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다. 대전에서 지내는 그는 "원작을 쓰고 그렸을 뿐인데도, 드라마 공개는 많이 떨리고 조마조마했다"고 했다. 웹툰 '살인자ㅇ난감'은 꼬마비의 2010년 데뷔작이다. 꼬마비는 "시작을 떠올려보면 만화에 빠져 살던 중학생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라고 했다.

웹툰 '살인자ㅇ난감'이 지닌 힘은 모호성에 있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이탕과 그를 쫓는 형사 장난감 등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와 관련된 여러 물음을 던진다. 사적 제재는 정당한가, 선과 악의 기준은 절대적인가란 의문이 작품 곳곳에 묻어 있다. 제목인 '살인자ㅇ난감'를 읽는 방법도 마찬가지. 작가는 "'살인자이응난감'은 표기를 입으로 옮긴 것뿐이고, 감상 후 원하는 대로 읽으면 비로소 각자의 제목이 완성된다"고 했다. "장난감 형사의 마지막 행동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살인자 난감'. 이탕과 노빈의 무법 놀음에 감화되었다면 '살인 장난감'. 송촌의 사연에 마음이 움직였다면 '살인자의 난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는 의도치 않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건설사 대표 형정국 회장이 죄수복을 입고 초밥을 먹는 장면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연상시킨다는 것이었다. 원작에선 없는 장면으로, 형 회장은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다. 작가는 이런 논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드라마에 대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의 방향이 '약간' 틀어진 것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약간'이니만큼 근거리에 메시지가 자리하고 있다 느껴서 큰 거부감은 없었다"고 했다.

꼬마비는 자신을 "적외선이나 자외선처럼 가시광선 밖의 만화가"라고 했다. '살인자ㅇ난감'에서 시작해 'S라인' '미결'로 이어지는 '죽음 3부작'을 보면 그를 잘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웹툰을 관통하는 질문은 "모른다면 없는 일인가? 안다면 그것이 전부인가?"다. '살인자ㅇ난감'에서 '이탕'의 질문과 이어진다. 그는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정의가 정의겠어요?"라며 자신의 살인을 자책한다. 작가는 "(제 웹툰은) 저항 의식이나 반항심으로 보일 여지가 분명 있을 것이다. 다만 고백하자면 체념을 더 가까운 감정으로 두고 작업하고 있다. 비아냥을 재치로, 빈정거림을 가식 없음으로 떠받드는 시대를 목도하면 분노를 넘어 체념을 하게 된다"고 했다.

웹툰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그림체다. 네 컷 만화 형식에, 인물 대부분을 2등신으로 묘사한다. 가볍게 읽히는 그림이 어느 순간 극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며, 섬뜩한 느낌을 고조시킨다. 작가는 "만화가를 꿈꾸면서 그림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했다. "제가 그리기 좋아하는 그림과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는 그림이 달랐습니다. 지금의 작화와 근접한 낙서는 주변 친구들이 돌려볼 정도로 평가가 좋았지만, 공들여 그린 그림에는 관심을 주지 않았어요. 그림에 계산된 의도는 없었습니다."

살인·비밀·죽음…. 작품의 소재만큼무거운 생각만 하고 지낼 것 같은 작가지만, 유머를 놓치지 않는다. 그는 "지리멸렬한 작업 과정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어 작품마다 혼자만의 작은 유희를 해 왔다"고 했다. "TMI(너무 과한 정보)로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어요. 각본이나 캐스팅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계약 단계에서부터 고집을 부렸던 것 중 하나입니다. 제가 작곡한 OST가 6화 마지막에 나와요." 올해 공개 예정인 꼬마비 웹툰 원작의 드라마 'S라인' 역시 이런 유희를 주의해야겠다. 이미 장난을 한번 쳤다. 원작은 꼬마비와 앙(殃)마비의 공동 저작. 둘은 사실 동일 인물이다.

☞꼬마비

2003년부터 필명 '꼬마비'로 활동하며 블로그 등에 만화를 올렸다. 꼬마비는 '꼬마도깨비'의 줄인 말. 뒷모습<사진>을 보내왔다. 2010년 네이버웹툰에 '살인자ㅇ난감'을 연재하며 웹툰 작가로 데뷔, '오늘의 우리만화상'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 신인상' 등을 받았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이 공개된 데 이어, 올해 'S라인'도 드라마로 공개될 예정이다. 기고자 :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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