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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 빕 구르망' 발표

"전통 한식부터 태국·멕시코 요리와 라멘까지, 세계 별미들이 더해져 서울 미식 문화가 한층 성숙해졌다."

세계 50여 지역에서 발간되는 레스토랑 가이드인 미쉐린 가이드가 14일 서울 지역의 2024 '빕 구르망(Bib Gourmand)' 식당 리스트를 발표했다. 명단 속 총 57곳의 식당 중 6곳이 올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닭곰탕과 돼지국밥 집을 비롯해 멕시코·태국 음식점 등 다양한 식당들이 합류했다. 멕시코 음식점이 서울 빕 구르망의 명단에 든 건 201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 발간이 시작된 이후 처음. 미쉐린 가이드는 "젊은 셰프들의 약진과 함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난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고 했다.

◇멕시칸 음식점 처음 포함

빕 구르망은 미쉐린 가이드 스타(1~3개)를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평균 4만5000원 이하인 식당이 대상이다. 성동구 성수동의 '계월곰탕'(곰탕)과 '맷돌'(멕시칸), 마포구 서교동의 '담택'(라멘), 마포구 연남동의 '사루카메'(라멘), 종로구 재동의 '안암'(돼지국밥), 종로구 통인동의 '호라파'(타이)가 올해 새로 선정됐다.

멕시코 음식인 '토스타다'와 '타코'를 선보이고 있는 '맷돌'은 호주와 프랑스에서 실력을 쌓고 비스트로를 운영했던 이창윤(34) 셰프가 작년 5월에 문을 연 작은 레스토랑이다. 1년도 되지 않아 빕 구르망에 선정된 이 셰프는 "전화를 받고 얼떨떨했다"고 했다. 이 셰프는 "국내에선 멕시코 음식의 발전 속도가 느려 멕시코에서 만난 세련된 맛들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기본 베이스 재료인 토르티야를 전통 방식대로 손으로 눌러 만들고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다. 미쉐린 가이드는 "기존 토르티야 베이스의 요리들과 다른 경계선에 있음을 한입에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대표 메뉴는 참다랑어 토스타다와 비프 타코. 현재는 3만9000원의 코스 메뉴만 운영하고 있고 오후 6시에 문을 연다.

'호라파'도 셰프의 뚝심이 있는 식당이다. 호라파가 포함되면서 빕 구르망 태국 음식점은 총 세 곳이 됐다. 숯향과 향신료, 허브의 풍미가 가득한 태국 길거리 요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손승희 셰프가 이국적이고 개성 넘치는 태국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쏨땀' 등 익숙한 태국 음식부터 강원도 오징어를 넣은 ?c얌인 '?c얌쁠라??', 태국 남부의 대표 음식인 치킨 바비큐 커리 '까이고를레' 등 생소한 태국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태국 요리의 본질을 지키되 한국에서 나는 양질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요리에 뚜렷한 개성을 담았다"고 평했다.

◇"전형을 벗어난 시도들 돋보여"

'계월곰탕'과 '안암'은 단순한 메뉴 구성을 가지고 입소문이 난 맛집들이다. 계월곰탕의 메뉴는 닭곰탕과 닭무침, 닭수육이다. 밥 위에 저온으로 부드럽게 조리한 닭 가슴살과 아삭하게 데친 얼갈이배추, 기름을 걷어낸 깔끔한 육수를 더해 낸다. 점심 시간엔 매콤한 '닭무침'과 된장을 발라 토치로 구운 '닭수육'을 저렴하게 곁들임 메뉴로 즐길 수도 있다. 안암의 '국밥'과 '제육'은 일반적인 국밥과 제육의 모양새와는 조금 다르다. 국밥에는 청양고추와 케일로 만든 기름을 넣어 풍부한 향이 나고, 돼지 목살을 얇게 저민 고기는 외관으로 봐도 부드럽다. 취향에 따라 고수를 추가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라멘집도 두 군데가 추가돼 총 네 곳이 됐다. '담택'은 '시오라멘'을 비롯해 시오(소금) 라멘 베이스에 변주를 가한 '유자 시오라멘' 등 각종 라멘을 판다. "국물 맛이 개성 있고 중독성 있는 여운을 준다"는 평이다. 혼마 히로토 셰프가 운영을 하는 '사루카메'는 2대째 이어내려오고 있는 식당이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라멘 맛에 '창작의 맛'을 더한 한정 메뉴를 꾸준히 개발해 소개"하고 있다. 점심 한정 '바지락 꽃게라멘'과 바지락 육수 '카메라멘', 닭 육수 '사루라멘' 등이 있다.

미쉐린 가이드의 스타 레스토랑은 오는 22일 공개된다. 올해는 서울에 더해 부산편이 처음 발간된다. 부산의 스타 레스토랑과 빕 구르망 식당 등이 발표될 예정이라 기대를 모은다. 미쉐린 가이드는 "풍부한 해양 환경과 지역적 특색이 담긴 부산 지역의 식당들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래픽] 미쉐린 가이드 서울 '빕 구르망' 신규 음식점 기고자 :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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