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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신진서, 1.5% 확률의 좁은 문을 뚫어라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발행일 : 2024.02.13 / 사람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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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부터 농심배 최종라운드

    '신진서 대 중일(中日) 연합군.' 19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25회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마지막 라운드는 이렇게 요약된다. 농심배는 한·중·일 3국서 5명씩 출전, 연승제 방식으로 겨루는 국가 대항전이다.

    잔여 병력은 한국과 일본이 각 1명, 중국 4명이다. 한국이 우승하려면 유일한 생존자 신진서가 나머지 중·일 기사 5명을 몽땅 쓸어내야 한다. 앞서 설현준 변상일 원성진 박정환 등 1~4번 주자가 1승도 못 올리고 탈락한 후유증이다.

    7연승으로 중국의 독주를 이끌던 선봉장 셰얼하오를 신진서가 2라운드 최종전서 가까스로 제동을 건 상황. 한국이 역전 우승을 하려면 이 1승을 포함해 총 6승이 필요하다. 6연승의 산술적 확률은 64분의 1로 약 1.56%의 좁은 문이다.

    게다가 신진서가 맞서 싸울 상대들은 세계적 강자들이다. 우선 현역 메이저 챔프인 구쯔하오(란커배)와 딩하오(삼성화재배)가 위협적이다. 세계 대회 8회 제패의 커제, 상승세의 자오천위도 만만치 않다. 일본의 유일한 생존자 이야마 유타는 여전히 자국 최정상을 다투고 있다.

    이들 5명과의 상대 전적 합계는 신진서 기준으로 34승 21패, 승률 61.8%다. 커제(11승 11패)와 가장 많이 겨뤘고 구쯔하오에 9승 6패, 딩하오에겐 6승 3패로 앞서 있다. 자오천위(6승 1패)와 이야마(2승)에겐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국가 연승전 최종 주자는 극도로 부담스러운 자리다. 퇴로가 없는 상황에서 혼자 팀을 구해야 하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창호가 막판 5연승으로 2005년 일궈낸 '상하이 대첩'은 그래서 위대하다. 하지만 신진서가 6연승해 대역전극을 이끈다면 이창호 신화는 19년 만에 '개정판'을 맞게 된다. 신진서는 최근 3년간 마무리 10연승으로 한국 3연패(連覇)를 주도해왔다.

    전망은 엇갈린다. "절정의 신진서가 기적을 일으킬 것"이란 쪽과 "아무리 신진서라도 지나친 과부하(過負荷)"란 전망이 팽팽하다. 오관육참(五關六斬)의 삼국지 고사도 소환되고 있다. 앞길을 막아선 적병 여섯을 제압하는 역할이 관운장과 흡사하다는 것.

    어떻게 싸울 것인가. 신진서 본인이 현명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5연승이니 6연승이니 하는 것들은 머리에서 지우려고 한다. 모든 대국을 세계 대회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한 판, 한 판에 집중할 생각이다."

    연승전은 체력전인 동시에 기세 싸움이다. 신민준 9단은 "연일 대국하면 피로가 쌓이지만 연승 성취감이 피로를 잊게 해준다"며 "초반 2~3승을 선점하고 나면 가속이 붙어 역전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신 9단은 19회 농심배 때 선봉을 맡아 6연승, 한국 우승을 이끈 바 있다.

    2라운드까지 국가별 중간 전적은 한국 1승 4패, 중국은 7승 1패다. 한국이 기대하는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경우 한국은 6승(4패)으로 7승(5패)의 중국을 제치고 우승하게 된다. 2위국보다 적은 승수로 우승한 경우는 지금까지 3번(3·5·14회) 나왔고 모두 한국이 기록했다. 농심배 우승 상금은 5억원이며 한·중·일이 각각 15, 8, 1회 우승했다.

    한편 시니어(1969년 이전 출생자)들의 국가 연승전으로 올해 창설된 백산수배도 19~25일 같은 장소에서 우승국을 가린다. 한국 2번 주자 최규병이 중국 2번 주자 차오다위안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현재 한국 3, 중국 3, 일본 2명이 남아있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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