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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인구부를 만들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가

    박병원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이사장·한국고간찰연구회 이사장

    발행일 : 2024.02.07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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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를 유지하려면 2.1은 되어야 하는 합계출산율이 0.72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0.7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나라가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다.

    여야가 다투어 발표하고 있는 총선 공약에서 부총리급 인구부(야당은 인구위기대응부) 설치를 앞세우고 있으니 딱하기 짝이 없다. 아이디어가 빈곤할 때 내놓는 전가의 보도가 전담 조직 신설과 격상인 것은 알지만, 새로 정부 조직을 만들 때 피할 수 없는 마찰적 전력 손실이 얼마나 큰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될 한가한 발상이다. 신설 조직이 단시간에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 이미 2005년에 설치된 저출산고령화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이고 사실상 수장인 부위원장이 장관급이라 격으로 보면 그 이상 높을 수가 없지만 이 재앙을 막지 못했다.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연금 개혁과 의료 개혁이라고 하는 그야말로 불감당의 과제를 두 개나 안고 있어서 제 코가 석 자다.

    저출생 문제 담당 조직에 강력한, 독립된 재정권을 주자는 것도 예산, 세제 등 재정 기능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현실적 발상이다. 한 나라가 한 해에 쓸 수 있는 자원의 총량을 추정하고, 그중 얼마를 재정 지출과 세제 감면 등의 수단으로 정부가 쓰고 민간에게는 얼마를 남겨 줄까를 결정해야 하며, 어디에 얼마를 더 쓸 것인가는 어디에 얼마나 덜 쓸 것인가와 동시에 결정해야 하므로 재정의 기능은 나눌 수가 없다.

    더구나 저출생 문제 해결에는 일자리, 주택, 교육, 보육, 나아가서는 생계비 안정 등을 포괄하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정책 수단을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에 당장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동원 가능한 자원을 영끌까지 해서 파악하고 내년 예산 편성 시 반영하게 해야 한다. 이 재원을 여러 부처의 수많은 사업으로 쪼개서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기도 힘들고, 하나하나 신청해서 받으려면 성가시기 짝이 없게 만들지 말고 "신생아 1인당 1억원 지원" 식으로 단순화해야 한다. 현재 신생아 25만명을 기준으로 25조원만 있으면 된다! 목돈으로 주기는 어려울 것이고 출산, 육아에 들어가는 비용을 그때그때 지불하는 방식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10년에 나누어 쓴다고 가정하면 우선 내년에는 2.5조원이면 된다. 20년에 걸쳐 2억원을 제시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야당이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로 1억원씩 대출을 해 주고, 첫째를 낳으면 이자 면제, 둘째, 셋째를 낳으면 원금 50%, 100%를 탕감해 주자는 제법 괜찮아 보이는 안을 내놓았는데, 둘째, 셋째를 낳아야 제대로 지원하는 이런 방식은 일단 첫째를 낳아 키워 보면 둘째, 셋째를 낳을 결심을 쉽게 하게 된다고 하는 다둥이 부모들의 경험담에 비추어 볼 때 그리 좋은 방식이 아닌 것 같다.

    재원 확보 방안은 간단하다. 기존의 저출산 대책 예산을 다 끌어모으고, 근년에 터무니없이 늘어난 공무원 인건비나 노인 복지 예산 등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을 다 찾아내고, 민자 유치로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민자로 돌리면 된다. 달빛고속전철, GTX 연장·신설, 도심 철도 지하화, 그 무엇이든 민자 유치로 할 수 있는 것만 하게 하고 기존의 투자 예산을 최대한 저출생 대책 예산으로 돌리면 된다. 출생률 회복 이상의 절박한 투자가 어디 있겠는가?

    출생률 저하를 막고 다시 높인다고 해도 2.1을 넘길 때까지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이고, 인력 부족, 내수 부족으로 경제는 위축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민청은 "지금 당장" 적극적인 인구 보충, 그것도 가족(내수)을 동반하는 고급 인력의 유치에 진력해야 한다. 이 역시 이민청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유입 이민이 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인데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들이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미국으로 공부하러 오게 만들고, 좋은 취업, 사업 환경으로 그 사람들을 미국에 머물러 살게 만듦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이민청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단순 노무직의 경우에도 가족도 데리고 와서 살게 하고 궁극적으로 귀화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 혼자 와서 제한된 기간만 있다 가라고 해서는 숙련된 인력을 확보할 수 없고, 번 돈을 모두 본국에 송금하게 만들어 내수 위축의 원인이 된다. 이런 외국 인력 확보 방안들 역시 이민청 혼자 감당 가능한 과제가 아니다. 기재부의 기획하에 전 부처가 똘똘 뭉쳐서 실행해야 하고, 대통령이 앞장서야 가능한 일이다.
    기고자 : 박병원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 이사장·한국고간찰연구회 이사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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