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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성난 '중국 부추(菜)'

    김홍수 논설위원

    발행일 : 2024.02.07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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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 인사이트, 신한 봉쥬르 차이나. 2007년 한때 인기몰이를 하다 애물단지가 된 중국 투자 펀드들이다. 증권사의 통찰력을 믿으라는 '인사이트 펀드'는 출시 보름 만에 4조원을 끌어모았다. 증권사는 중국 경제의 고성장에 올라타야 한다면서 투자금의 80%를 중국에 쏟아부었다. 2008년 리먼 사태 여파로 중국 증시 거품이 터졌다. 인사이트 펀드도 반 토막이 났다. 5년 뒤 겨우 본전이 됐지만 그때까지 참고 기다렸던 투자자는 100명 중 4명뿐이었다.

    ▶요즘 홍콩H지수 ELS 투자자들 걱정이 태산이다. 홍콩H지수의 폭락 탓에 ELS 손실이 속속 확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15만명이 총 7조~8조원, 1인당 평균 5000만원 이상 손실을 보게 생겼다. 홍콩 증시의 추락은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헝다의 부도, 텐센트·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핍박 때문이다.

    ▶공산당 국가 중국이 왜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을 도입했을까. 중국은 1978년 개혁 개방을 선언하고, 고속 성장 가도를 달렸다. 경제체제 전환 과정에서 투자금이 부족했던 중국은 국영기업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조달할 요량으로 1990년 상하이와 선전에 증시를 열었다. 증시를 내·외국인용으로 철저히 칸막이를 쳐서 운용하다 2014년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하면 모든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허용했다(후강퉁).

    ▶외국인 투자 덕에 주가가 급등하자, 도박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1년 반 사이에 신규 증권 계좌가 6000만개나 개설됐다. 상하이지수가 1년 새 2000에서 5000으로 급등했다. 신규 상장 기업 주가가 300년 치 이익을 모아야 되는 수준(PER=300)까지 치솟았다. 증시 과열에 놀란 정부가 돈줄을 죄자 버블이 터졌다. 한 달 새 주가가 32% 폭락하고, 1400종목이 거래 중지 사태를 맞았다.

    ▶중국에선 개인 투자자를 '주차이'(菜·부추)라고 부른다. 담긴 뜻이 처절하다. 손실을 보고도 다시 증시에 뛰어드는 모습이 윗부분을 잘라내도 금세 다시 자라는 부추와 같다는 의미다. 기업을 적대시하는 시진핑의 좌경화 정책과 그에 따른 외국인 투자금 이탈로 중국 증시가 연일 추락하자 부추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한 부추가 검열 사각지대인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상하이 증시를 폭격할 미사일 몇 개만 빌려 달라"고 했다. 인도 대사관 게시판엔 "인도 증시는 신(神), 중국은 쓰레기"라고 썼다. 중국 부추들의 분노가 어디로 튈지 궁금하다.
    기고자 : 김홍수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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