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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검증서(그날 머리를 쓸어넘기지 않았다) 낸 조국 저격수… "여전히 우리는 그를 모른다"

    박국희 기자

    발행일 : 2024.02.07 / 사람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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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우 여의도연구원 기획위원, 조국 2심 선고 하루 앞두고 출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조국은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등에는 백팩을 메고 한 손에는 매일 다른 텀블러를 들었다. 다분히 카메라를 의식한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딸 조민의 입시 의혹이 제기된 8월 20일 그날은 달랐다. 백팩도 메지 않고 텀블러도 들지 않았으며 머리를 한쪽으로 넘기는 것도 하지 않았다.(48p)"

    국회 전직 보좌관의 '조국 사태' 검증 과정을 담은 책 '그는 그날 머리를 쓸어넘기지 않았다'의 제목은 2019년 8월 20일 조국 장관 후보자의 출근 모습에서 따왔다. 조민이 고교 때 의학 논문 1저자로 등재되고 이를 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터진 날이었다. 출판사(기파랑)는 조 전 장관의 앞뒤가 다른 이미지를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으로 책 제목을 뽑았다.

    저자는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의 이준우(50) 기획위원이다. 조국 청문회 때 자유한국당 보좌관으로 조민의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비리를 발굴하며 '조국 저격수'로 알려졌다. 무소속으로 나온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해 빈털터리가 된 뒤 국회 사무실에서 4년간 먹고 자며 조국 의혹을 팠다. 작년 11월부터는 여의도연구원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직접 겪은 '조국의 치부'를 기록했다.

    검증 과정은 지난했다. 청문회 자료에 50억원대 자산가인 조 전 장관 소유 차량이 아반떼, QM3 등으로만 나오자 이 위원은 아내인 정경심 교수가 있던 동양대를 수소문했다. 직원에게서 "정 교수가 BMW를 타다 제네시스로 바꿔 타고 다녔다"는 전언을 확보했다. 조 전 장관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 주차장을 조사했다. 차량 앞 유리에 동양대 스티커가 붙어있을지 모를 제네시스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 위원은 "아파트에 제네시스가 너무 많아 실패했다"고 했다.

    우연과 필연도 겹쳤다. 부산대 지인에게서 조민의 잦은 유급 사실을 전해 들었던 이 위원에게 한 기자가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내역을 부탁했다. '유급인데 장학금을 받을 수 있나' 의심스러웠지만 이 위원은 부산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의전원은 물론 일반대학원, 특수대학원까지 범위를 넓혀 수년 치 자료를 요구했다. '유급받고도 장학생 조민'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대형 사태를 직감한 이 위원은 "조국의 연락처를 알았다면 '지금 여기서 멈추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거대한 폭풍이 다가오고 있었다"고 썼다.

    책은 진작에 썼지만 정경심씨의 옥중수기와 조민의 에세이가 연달아 나오고 관련 내용을 책에 반영하면서 출판 날짜가 7일로 늦춰졌다. 공교롭게도 조국씨의 2심 선고 하루 전날이다. 이 위원은 "'조국 사태' 광풍이 몰아친 지 5년이 됐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조국을 모른다"고 했다.

    "출세 욕망과 학력 위조, 자산 증식에 대한 낯 뜨거운 실체가 드러났지만 사람들은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조국에게 여전히 후원금을 보내고 조민 계좌에 약혼 축의금을 쏟아붓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위원은 "'흩어진 사실'과 '가짜 뉴스' 사이에서 대중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이 달라졌다면 판단도 달라져야 한다. 그게 이 책을 쓴 이유"라고 했다.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조국은 아들 대리 시험을 보고 며칠 뒤 정유라의 대리 시험을 경악한다고 비난했고 또 며칠 뒤 아들 대리 시험을 봤다. 조국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35p)" 이 위원이 조 전 장관을 끝까지 파고든 이유다.
    기고자 :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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