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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력공급 하루 4시간… 41% "월급의 30% 수탈당했다"

    김민서 기자 김상윤 기자

    발행일 : 2024.02.07 / 종합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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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있을 때 어떤 생활 했나" 탈북민 6300명 대상 심층 조사

    국내 정착 탈북민의 절반 이상은 북한에 있을 때 정치 지도자로서 김정은을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탈북한 사람일수록 북한의 이른바 '백두 혈통' 세습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재정을 쏟아붓느라 민생을 외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배급제는 더욱 유명무실해졌고, 가정용 전력 공급 시간은 하루 약 4.3시간으로 2000년대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일부는 6일 탈북민 6351명에 대한 심층 조사 결과가 담긴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 보고서'를 공개했다. 2011년 이전 탈북민이 3333명,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2012년 이후 코로나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기 전인 2020년까지의 탈북민이 3018명이다. 정부는 그간 매해 탈북민을 대상으로 실태 보고서를 작성해 왔지만, 일반에 공개한 건 처음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올해 통일부는 북한 실상 알리기에 조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탈북 시기를 2000년 이전~2020년까지 5년 단위로 구분해 시기별 차이와 변화상을 반영했다. 전체 응답자 중 55.5%가 북한에 있을 때 정치 지도자로서 김정은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답했고, 긍정 평가한 비율은 20.4%에 그쳤다. 김정은에 대한 부정 평가는 집권 초기가 포함된 2011~2015년 57.2%, 2016~2020년 60.0%로 김정은 통치 경험 기간이 길수록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특권층이 모여있는 평양 거주 응답자의 부정 평가 비율이 59.2%로 북·중 접경지 주민의 부정 평가 비율(55.4%)보다 높았다. 정부 당국자는 "평양 출신 주민들의 경우 경제적 이유보다는 정치적 이유로 탈북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에선 52.2%, 30대 57%, 40대 57.4%, 50대 이상 55.8%로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 응답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다.

    김정은의 권력 세습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권력 승계에 대한 인식 항목이 2014년 조사에 포함된 이후 5278명을 대상으로 설문이 이뤄졌는데,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한 응답자의 51.7%는 북한에 있을 때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부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정은 집권 전 탈북 응답자(35.7%)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치다. 2020년부터 설문 조사 항목에 추가된 백두 혈통 세습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선 응답자(743명)의 44.4%가 부정적이라고 봤다. 김정은 체제 출범 전인 2011년 이전 탈북한 응답자의 백두 혈통 부정 평가 비율은 29.9%,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인 2012년 이후 탈북한 응답자의 부정 평가 비율은 52.6%로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정권에 대한 주민 불만이 누적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 또한 점차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정은 세습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김정은 집권 이후 악화된 민생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16~2020년 가정용 전력 하루 공급 시간은 약 4.3시간으로 2000년 이전 5.7시간보다 낮았다. 2012년 이후 탈북한 응답자의 69.7%는 주택 난방 연료로 '나무'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뇌물 공여 경험은 54.4%로 집권 이전(24.2%)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고, 월수입의 30% 이상을 권력층에 수탈당한다고 답한 탈북민 응답 비율도 2011년 이전 32.8%에서 2012년 이후 41.4%로 증가했다. 2006~2010년 탈북한 응답자 중 "식량 배급을 받아본 적 없다"는 답변은 63.0%였는데,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6~2022년 탈북민 중에서는 72.2%로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그래픽] 탈북민들이 말하는 북한 경제·사회 실태
    기고자 : 김민서 기자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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