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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불평등·정년… 모든 노동문제 테이블에 올렸다

    조유미 기자

    발행일 : 2024.02.07 / 종합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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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정부 첫 노사정 대화

    6일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위원회가 현 정부 들어 처음 열리면서 노동 개혁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경사노위는 노동계 3대 핵심 이슈인 근로 시간과 노동시장 이중 구조(불평등), 정년 문제를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로 했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주요 노동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 도출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근로 시간은 '일·생활 균형 위원회'가 논의한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근로 시간과 일·가정 병립은 저출생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했다. 정부와 사용자 대표들은 경직된 '주 52시간제'가 AI(인공 지능)로 대표되는 21세기 산업에는 맞지 않는다고 보고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주 52시간제가 정착된 업종도 많지만, 일주일 단위로 고정된 근로 시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도 적지 않다.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IT 업계가 대표적이다. 이날 손경식 경총 회장은 "노동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데 반해 노동시장의 낡은 법 제도는 이를 못 따라가며 경제 활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측은 원하는 기업에 대해선 연장 근로 시간 제한을 풀어주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정부가 추진하는 '주 52시간제 유연화'에 대해 "장시간 노동을 강요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현 정부는 근로 시간 운용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꾸는 개혁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 69시간 일하게 된다'는 노동계 프레임에 걸려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사용자와 노동계 입장 차가 큰 상황"이라고 했다.

    둘째, 노동계의 고질적 문제인 이중 구조(불평등)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미래 세대 특위'에서 다룬다. 이중 구조란 노동시장이 원청과 하청,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임금과 고용 안정성의 차이가 크게 갈라진 문제다. 같은 일을 하는데도 월급 차이는 3배 이상 벌어지기도 한다. 대기업 귀족 노조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데 중소기업 직원은 임금 체불에 시달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의 신년 업무 보고에서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 합리적 보상 체계, 노노(勞勞) 간 착취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것이야말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이 특위는 현행 노동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보호 문제도 논의한다. 플랫폼 노동자는 온라인에서 간접 고용 형태로 노동력을 거래하는 배달 라이더나 웹툰 작가 등을 말한다. 근로 형태가 다양화하면서 간접 고용은 늘어나는데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셋째는 정년 연장 문제다. 경사노위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고용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초저출생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줄면서 고령층이 일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노사정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60세인 근로자 정년 연장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한노총 등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만큼 정년 연장을 포함한 생애 주기에 맞는 고용 해법 도출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정부와 사용자는 고용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기업이 60세 정년 이후에도 일정 연령까지 재고용하면 정년 연장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법적 정년을 연장하면 연금·복지 등 기업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이었고, 경제 기적의 주체였으며 민주화의 중심이었다"며 "김동명 위원장께서는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노사정이 처음 얼굴을 맞댔다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며 "노동 개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그래픽] 앞으로 노사정(勞使政)이 논의할 노동 이슈
    기고자 : 조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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