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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4명에 2000만원씩 줘라＂

서울중앙지법 민사202단독 홍주현 판사는 5일 12·12 쿠데타 당시 국방부 벙커를 지키다 전사한 고(故) 정선엽 병장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재판에서 "국가는 정씨 유족 4명에게 각 2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 병장은 1979년 12·12 쿠데타 당시 국방부 B-2벙커에서 초병으로 근무하던 중 반란군의 무장 해제에 대항하다 살해됐다. 당시 국방부는 정 병장의 죽음에 대해 계엄군의 오인에 의한 총기 사고로 사망했다고 왜곡해 '순직' 처리하면서 진상을 은폐했다. 이후 43년이 지난 뒤인 2022년 군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정 병장의 죽음은 '전사'로 정정됐다. 정 병장의 죽음은 작년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에도 소개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국가의 위법한 행위로 인해 국민인 정 병장의 생명과 자유, 유족들의 명예 감정이나 법적 처우에 관한 이해관계 등이 침해되었음이 명백하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정 병장의 유족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 소송에서 국방부는 정 병장의 순직 처리로 유족 연금이 지급돼 별도 위자료 지급은 '이중 배상 금지' 원칙에 위배되며 소멸시효도 완성됐다는 주장을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고자 :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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