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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틀째 보복 공습… 확전 불씨 되살아나는 중동

    파리=정철환 특파원 조성호 기자

    발행일 : 2024.02.05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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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이라크 이어 예멘 공습

    미국이 2일과 3일 이틀 연속으로 중동 내 친(親)이란 무장 세력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면서 이 지역에 확전(擴戰) 불안감이 계속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겉으로는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중동 정세가 통제 불가능한 혼돈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요르단의 미군 기지에 대한 친이란 단체의 드론(무인기) 공격에 미군 3명이 사망하고 나서 보복을 예고해 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4일 "미국과 영국을 주축으로 한 6개 동맹국이 3일 (친이란 무장 세력) 후티가 통제하는 예멘 지역에 공습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예멘 수도 사나와 그 인근 등 총 13개 지역에 흩어진 후티의 지휘·통제 시설과 미사일 발사대, 레이더 기지, 무기 저장고 등 36개 시설이 공격 목표가 됐다. 미국은 앞서 지난 2일 시리아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여러 곳과 이들을 돕기 위해 파견된 이란 혁명 수비대의 해외 작전 조직 쿠드스군도 공습했다. 총 7개 지역 85곳 이상의 목표물이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시리아에선 민병대원 등 23명이 숨졌고, 이라크에선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 세력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 후 중동 지역에선 반(反)이스라엘·친이란 세력과 서방국가들의 충돌이 빈번히 발생해 왔다.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어 중동에서까지 전쟁으로 확대될 경우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입고 정세도 격변할 수 있다.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2일과 3일의 공습 목적이 각각 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군사 작전이 '개별적 사안'에 대한 대응이며 이슬람 세계 전반을 겨냥한 공격이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백악관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시리아와 이라크 내 무장 세력에 대한 공격은) 미군 세 명이 사망한 지난달 27일 요르단의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반면 3일 공습에 대해서는 "(후티에 의해 위협받아 온) 미국과 세계 각국의 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미군과 함께 공습한 영국과 지원에 나선 호주·바레인·캐나다·덴마크·네덜란드·뉴질랜드는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CNN은 미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미국은 사태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보도했다.

    이란과 공격당한 주변국은 미국을 즉각 비난했다. 이란 외무부는 3일 "미국의 공격은 역내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 범죄를 덮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보복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라크 정부는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 대리를 초치해 영토 주권 침해에 대해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후티는 "긴장 고조엔 고조로 대응하겠다"며 보복을 시사했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은 이 지역에 분쟁이 확산하고 있다는 최신 징후"라고 지적했다. 이란의 '대리 세력' 격인 무장 단체들이 공격을 멈추지 않고 미국 등 서방국가가 이에 무력으로 대응하면서 양측은 '보복의 고리'로 빠져드는 상황이다. 예멘 후티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연속으로 미국과 영국 상선을 공격했고, 지난달 30일 밤에는 미 구축함 그래블리호를 겨냥해 직접 순항 미사일을 발사, 미 해군이 자동 조준 기관포를 이용해 이를 겨우 막아내는 사태도 벌어졌다. 방공 미사일을 이용한 격추에 사실상 실패해 피격 직전까지 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공격은 이러한 후티 반군의 연이은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이러한 중동의 상황을 이용해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으로부터 공격용 드론 등을 지원받는 친이란 국가다. 러시아는 "미국이 국제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중동에서 공격적 정책을 벌인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안보리는 5일 회의를 열어 미국의 시리아·이라크 공격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래픽] 미국이 공습한 이라크·시리아의 이슬람 무장 세력 주둔지

    [그래픽] 미국-친이란 세력 간 분쟁 일지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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