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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가격 본 엄마들 화났다… 56% 뛰어 세계 1위

    송혜진 기자

    발행일 : 2024.02.05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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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 28% 올라 13년 만에 최대

    우리나라 과일 물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사과(1㎏ 기준) 가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설 명절을 앞두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표 과일 사과 값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 배·귤·딸기 같은 각종 국내산 제철 신선 과일 가격이 다 같이 폭등했다. 이에 국내산 과일의 대체재로 팔리는 오렌지·바나나 같은 수입 과일까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치솟고 있다.

    4일 넘베오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형마트와 전통 시장에서 판매하는 사과 1㎏의 평균 가격은 6.75달러(약 9034원)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1위에 올랐다. 미국(5.35달러), 일본(4.48달러), 대만(4.29달러), 스위스(4.27달러) 등과 비교해 26~58%가량 비쌌다.

    살 떨리게 비싼 건 사과 값만이 아니다. 수입 과일인 오렌지·바나나 판매 가격도 전 세계 1위다. 넘베오 조사에서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오렌지 1㎏의 평균 가격은 5.69달러(7616원)로 역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쌌다. 미국(4.54달러), 일본(4.06달러), 홍콩(3.98달러), 스위스(3.45달러)보다 25~64% 정도 비싼 가격이다.

    수입 과일 중 비교적 저렴한 편인 바나나 1㎏도 3.45달러(4617원)로 조사 국가 중 1위였다. 물가가 높기로 유명한 덴마크(3.07달러), 스위스(2.84달러), 스웨덴(2.51달러)보다 12~37% 높다. 농수산유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산 제철 과일 가격이 너무 비싸지자, 이에 대한 대체재로 소비자들이 수입 과일을 찾으면서 수입 과일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게 됐다"고 했다.

    ◇전 세계서 과일값 가장 비싼 한국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월 18품목으로 구성된 신선 과일 물가 상승률은 28.5%를 기록했다. 과일 가격이 이렇게까지 많이 뛰어오른 것은 지난 2011년 1월 이후 13년 만이다. 이 중에서도 설 명절 대목을 맞은 사과·배·귤 가격은 일반 소비자들의 상식선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사과 가격은 전년 같은 달보다 56.8% 올랐다. 작년 6월부터 반년 넘게 두 자릿수 넘는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는 41.2% 상승률을 기록,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귤도 1년새 40%가량 올랐다.

    이날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가 조사한 전국 대형 마트·전통 시장의 사과(후지) 10알의 평균 가격은 2만4925원이다. 한 알에 2500원꼴이다. 서울 경동시장에서 판매되는 사과 평균 가격은 10알에 2만9400원에 달한다. 서울 길동 복조리시장에선 사과 10알에 4만원으로 1년 전보다 71%나 올랐다.

    과일 값이 폭등하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불만이 넘쳐나고 있다. 회원 수 270만명의 한 맘카페 커뮤니티엔 "올해 설 제사상엔 사과 한 개만 놓을 생각이다" "과일이 너무 비싸, 차라리 LA갈비를 더 샀다" 같은 글이 수십개 올라왔다.

    ◇"레드향, 한라봉이 차라리 더 저렴"

    이처럼 사과 값이 폭등한 것은 작년부터 전국적으로 사과 재배 면적 자체가 줄어든 데다가 작년 봄 냉해에 여름 병충해까지 겹치면서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더욱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사과와 배는 수입이 되지 않고 국내에서 100% 생산하고 유통되는 과일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산 사과·배를 수입하면 국내에 병해충이 유입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세계무역기구(WTO)의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SPS)에 따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사과나 배 가격이 오르면 대체 과일인 감귤에 수요가 몰려 감귤 값도 비싸지고, 바나나·파인애플·망고 같은 수입 과일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구조다.

    정부는 올해 초 수입 과일 관세를 면제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사실상 크게 효과를 거두진 못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과·배 가격은 결국 올해 수확철 물량이 크게 늘기 전까지 쉽게 잡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제수용 과일 가격이 너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더 비싼 과일로 취급되던 레드향, 한라봉, 애플망고 같은 열대 지역 과일이 오히려 더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4일 총각네과일가게에서 판매하는 제수용 사과 5㎏ 한 박스는 9만8000원인 반면, 레드향 3㎏ 한 박스는 4만2000원이었다. 같은 무게로 쳤을 때 사과는 1㎏에 1만9500원이지만 레드향은 1kg에 1만4000원이었다.

    [그래픽] 주요 국가 과일 물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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