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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도 매케인도 추천… 美의원이 또 꺼내든 이 책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발행일 : 2024.02.03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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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인태사령관 인준 청문회서
    공화 의원 '이런 전쟁' 책 소개

    "이 책 읽어보셨습니까? 미국 고위직에 오르려 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있습니다."

    1일 미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공화당 소속 케빈 크레이머 의원은 6·25전쟁(1950~1953년)을 다룬 고전(古典) '이런 전쟁(This Kind of War)'을 집어 들고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지명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지난해 7월 미군의 대북·대중 억제를 담당하는 인·태 사령관으로 지명된 해군 조종사 출신 퍼파로 제독(대장)에 대한 인준 청문회 자리였다. 퍼파로는 "책장에 항상 꽂아두고 있다. 아들이 해군사관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책"이라고 대답했다.

    이 책은 미 2사단 72전차대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시어도어 페렌바흐(1925~2013)가 휴전 10년 뒤인 1963년 출간했다. 제대로 된 전쟁 준비 없이 참전한 미군이 군사적 우위에도 여러 전투에서 패배한 경위를 예비역 중령 겸 역사학자인 저자가 800쪽에 걸쳐 기록한 일종의 '징비록(懲毖錄)'이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 장관은 재임 당시 "한반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미군의 역할을 알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해군 조종사로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존 매케인(1936~2018) 전 상원 군사위원장도 생전 "오늘날까지 미국의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책"이라고 했었다.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1950년 6월 북한 정부는 남북한을 아우르는 선거를 치를 것이며, 8월 15일 이전까지 남북한 통합 국회가 구성된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문은 '전쟁의 예고'였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미 당국은 북한군이 침략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고도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았다. 전쟁 발발 후엔 중공군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했다. 그 결과 대부분이 영문도 모른 채 낯선 나라에 파병된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가 낯선 땅에서 목숨을 잃었다.

    뼈아픈 일화도 여럿 소개됐다. 예컨대 6·25 발발 열흘 후인 1950년 7월 5일, 일본에서 출발해 선발대 격으로 한반도를 향한 400여 명의 미군 병력은 북한군 기갑부대의 공격을 받아 전투 하루 만에 200명이 넘는 병력을 잃었다. 지휘관(찰스 스미스 중령)의 이름을 따 '스미스 특임 부대'라고도 불린 이 부대의 병사들은 치안 유지 정도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병사 한 명당 탄약 120발과 이틀분의 전투식량"을 소지하고 준비 없이 한국으로 향했다가 전쟁의 비극과 마주했다. '스미스 특임 부대'의 처참한 실패 원인으로 '이런 전쟁'의 저자는 지나치게 군기를 잡지 말라는 여론을 등에 업고 "병사들이 모두 살찌고" 있을 지경으로 해이해진 당시의 군 기강을 지목했다. 저자는 책에서 "6·25전쟁은 '힘'이 아니라 '의지'를 시험한 전쟁"이라고 했다.

    해병대 대령 출신 크레이머 의원은 이날 "'스미스 특임 부대' 같은 비극을 되풀이할 수 없다"며 6·25전쟁 당시 '준비 부족'이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그는 "미군의 엄청난 희생은 당시 미국 (군 지도부 등의) 리더십이 약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2차 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시기인데도 육군과 해군과 해병대가 쪼그라들고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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