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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서 '독재자' 거듭 인용 논란

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권위주의 정부 수반들을 연일 인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는 16일(현지 시각) 뉴햄프셔주(州)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바이든 정부가 나에게 하고 있는 모든 일은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박해"라며 "푸틴조차도 나에 대한 기소가 러시아에 좋은 일이라고 했다"고 했다. 지난 9월 12일 푸틴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한 발언을 그대로 옮겨왔다. 푸틴은 당시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트럼프 기소는) 정치적 이유로 정치적 라이벌을 박해하는 것"이라며 " (트럼프 재판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약화시켜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9월 13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적은 글에서 푸틴의 EEF 발언을 인용하며 "선거 개입이라는 (바이든의) 꿈 때문에 미국이 분열되는 것을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트럼프가 서구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서구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오르반의 지난 8월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을 소환했다. 2010년부터 14년째 집권 중인 오르반은 언론 탄압과 사법부 장악 등으로 국제 사회 비난을 받아왔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19년 오르반을 백악관으로 초청, "유럽 전역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라고 추켜세웠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취임 첫날 단 하루만 독재자가 돼, 멕시코와 접하는 남부 국경을 차단하고 석유 시추를 확대하겠다"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었다. 이런 가운데 국제 사회에서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는 인물들의 발언까지 동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고자 :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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