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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생법원 파산 선고에 영협 ＂전 임원의 일방적 신청…
파산 이용해 운영권 가로채기 시도, 회원들 돈 모아 채무 정리할 것＂

내년이면 60회를 맞는 대종상영화제가 또 한번 휘청거리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대종상영화제를 주최하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영협)에 파산을 선고한다고 12일 공고했다. 이에 영협 측은 "전직 임원이 대종상의 운영권을 가로채기 위해 파산 제도를 이용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15년 이상 영협에서 임원을 지낸 채권자 김모(86)씨는 지난 5월 영협을 상대로 파산 선고를 신청했다. 채권자의 법률대리인인 고윤기 변호사는 "3~4년 동안 추심을 시도했으나, 전혀 변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빚은 채권자 여러 명이 합치면 수억대 규모로 추정된다"면서 자산 처분 과정에서 대종상의 개최권이 매각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협 측은 김씨의 파산 신청이 최근 불거진 대종상 개최권 분쟁과 얽혀 있다고 주장한다. 김씨는 집행부였던 2021년 다올엔터테인먼트에 대종상영화제 진행을 위탁하고 3년 동안 4억원의 후원금을 받는 내용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올엔터테인먼트가 영협과 협의 없이 조직 위원을 임명하는 등 단독으로 영화제를 추진하자 현 집행부는 위탁 계약이 무효라며 소송을 냈고, 지난 9월 법원은 영협의 손을 들어줬다. 양윤호 영협 회장은 "김씨는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와 위탁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협회에 손해를 끼쳤기 때문에 채무 관계를 인정할 수 없었다"면서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자 협회를 파산시켜 대종상 운영권을 가로채려 한 것"이라고 했다.

1962년 시작된 대종상영화제는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과 함께 국내 3대 영화상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산하 협회들의 이권 다툼, 임원 비리 의혹, 공정성 시비 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올해 대종상 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개편안을 마련하는 등 쇄신하겠다고 밝혔지만, 또 한번 암초를 만났다. 양 회장은 "회원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라도 채무 관계를 깨끗이 정리하자고 나서고 있다"면서 "회생 신청 절차를 밟고 이른 시일 내에 대종상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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