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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로 드러난 수강생 기만

"교육과정평가원과 여러분을 은밀하게 이어주는 수능 수학 브로커."

사교육 업체 '브로커매쓰'는 학원 강사이자 입시 교재 저자가 교육과정평가원과 관련된 경력이 전혀 없는데도 이런 문구를 교재와 온라인 사이트에 표시해 수강생을 현혹했다. 이처럼 사교육 시장에서 교재 집필진의 경력을 사실과 다르게 포장해 홍보하는 거짓·과장 광고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9개 대학 입시학원 및 출판사의 부당 표시·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3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대성·메가스터디교육·에스엠교육·이투스교육·하이컨시 등 5개 학원 사업자와 메가스터디·브로커매쓰·이감·이매진씨앤이 등 4개 출판 사업자가 제재를 받았다.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는 범정부 대응에 따라 지난 7월 시작된 조사의 일환이다.

과징금 액수가 가장 큰 곳은 메가스터디 계열이었다. 학원인 메가스터디교육(11억9900만원)과 출판 사업자인 메가스터디(100만원)를 합쳐 총 12억원 과징금이 부과됐다. 유명 입시 학원인 '시대인재' 학원을 운영하는 하이컨시도 가정에 근거한 거짓 광고로 3억1800만원 과징금을 내게 됐다.

◇교재 집필진 경력 부풀리기 천태만상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집필진 경력을 허위로 표시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메가스터디는 교재 집필진이 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출제 경력만 있어도 수능 출제 경력이 있다고 부풀려 표시했다. '검토위원'이 '출제위원'으로 둔갑하기도 했다.

이매진씨앤이와 이투스교육은 3회뿐인 저자의 수능 출제위원 참여 경력을 각각 8회, 7회라고 뻥튀기했다. 이감은 문학 전공 15명, 비문학 전공 16명 등 박사급 연구진이 모의고사를 집필했다고 광고했지만, 실제 박사는 1명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매진씨앤이는 박사, EBS 교재 집필진, 수능 출제위원 등 경력을 갖춘 40~60명의 출제위원단이 교재를 만들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해당 경력을 갖춘 출제위원은 7~17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학 실적 아닌 '가정'으로 홍보

수강생이나 합격자 수, 성적 향상도 등 학원 실적을 부풀려 홍보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직접적인 근거가 될 수 없는 내용을 교묘하게 분석, 추정, 짜깁기해 광고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했다.

시대인재는 재수종합반 수강생을 모집하면서 의대 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재원생 수를 근거로 "메이저 의대 정시 정원 2명 중 1명은 시대인재"라고 홍보했다. 이는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유명 광고 문구였는데, 실제 의대 진학 실적이 아니라 '가정'에 근거한 숫자였던 것이다. 이와 관련, 시대인재 측은 "업계에서 통용되는 진학사 수능 점수 커트라인을 참고해 예상되는 결과를 홍보했지만, 공정위 지적에 따라 앞으로 해당 문구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환급형 상품 거래 조건을 기만적으로 광고한 행위도 제재를 받았다. 메가스터디교육은 특정 대학에 합격하면 100% 학원비 등을 돌려줄 것처럼 광고했다. 하지만 그 대학에 합격해도 재학하지 않으면 환급금을 주지 않았다. 합격 후 등록하지 않거나 자퇴한 반수생 등은 환급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매년 100~200명 상당 수강생들이 환급금을 받지 못했다.

[표] 교육 업체별 주요 부당 광고 행위 기고자 :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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