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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부회장·사장 4명 승진

롯데그룹이 6일 2024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유통 업계 실적이 악화되자 예년보다 큰 폭의 인사를 앞당겨 실시한 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대규모 인사를 낸 것이다. 부회장 승진 1명, 사장 승진 3명으로 승진자는 적었지만, 계열사 14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작년 계열사 12곳의 대표이사를 바꿨던 것보다 교체 강도가 더 높았다. 주 사업 분야인 유통은 물론,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들도 실적이 부진하자 인사 혁신을 통해 그룹 전체를 쇄신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는 전무로 승진, 한국에서의 첫 보직을 맡았다.

◇더 젊어진 사장단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김교현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4명을 교체했다. 사장단 평균 나이는 작년 62세에서 57세로 다섯 살 어려졌다. 최근 수년간 '젊은 경영진' 구성을 인사 기조로 삼은 롯데의 사장단 평균 나이가 50대로 낮아진 건 처음이다.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를 맡고 있던 이영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의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롯데지주에서 ESG경영혁신실장으로 계열사 경영 성과를 파악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업무와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던 이훈기 사장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로 발탁됐다. 정준호(58) 롯데백화점 부사장과 고수찬(61)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고정욱(57)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주요 보직에도 50대 젊은 대표이사가 대거 포진했다. 코리아세븐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홍철 롯데 유통군 인사혁신본부장(전무), 롯데알미늄 대표이사에 임명된 최연수 롯데알미늄 PM·EM사업본부 전무는 모두 1970년생이다.

롯데지주 경영개선실·경영혁신실 출신이 요직에 대거 배치된 것도 특징이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거나 대표이사로 주요 보직에 임명된 임원 중 6명이 경영개선·혁신실 출신이다. 경영개선실은 감사 역할로 각 계열사의 경영 진단과 업무 시스템 점검을 수행하는 곳이고, 경영혁신실은 계열사의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외부 인재도 수혈했다. 롯데물산 대표이사엔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JLL(존스랑라살)코리아 장재훈 대표를 내정했다. 롯데AMC 대표이사에는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데려왔다.

롯데그룹의 전무 이상 여성 고위 임원 비율은 작년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했다. 롯데는 올해 여성 임원 5명을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시켰고, 4명을 신규 여성 임원으로 선임했다.

◇롯데 3세 경영의 신호탄

이번 인사에서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겸 일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는 전무로 승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에 임명됐다. 신 전무는 내년부터 한국에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롯데 그룹의 신사업을 발굴·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전략실장은 그룹의 핵심 신사업으로 꼽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신 전무는 게이오대학을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MBA를 마치고, 일본 노무라증권에 근무하다 지난 2020년 제과업체인 일본 롯데에 합류했다. 신 전무가 한국에서 근무를 시작한 건 롯데에 합류한 지 3년 만이다.

신 전무의 행보는 아버지인 신 회장의 초창기 경영 수업과 여러모로 비슷한 구석이 많다. 신 회장 역시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마쳤고,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했으며, 일본 롯데상사에서 근무했다. 1990년엔 유통 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가 신사업으로 밀던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합류해 한국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당시 신 회장의 나이는 35세였다. 한국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7년 만인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2011년 회장이 됐다. 기고자 : 이미지 기자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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