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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가족 찰나의 순간, 앵글에 담는 사진가

    용인=구아모 기자

    발행일 : 2023.12.07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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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00대 사진'에 뽑힌 류정훈씨, 새벽에 달려가 새끼 탄생 장면 담아

    지난 7월 7일 새벽 4시 40분. 집에서 잠을 자던 에버랜드 사진가 류정훈(52· 사진)씨는 에버랜드에서 긴급 연락을 받았다. 새끼 출산이 임박했던 판다 아이바오의 양수가 터졌다는 내용이었다. 류씨가 20분쯤 뒤 에버랜드에 도착했을 땐 아이바오가 새끼 판다 한 마리를 출산한 상태였다고 한다. 1시간 40분쯤을 기다리자 다시 한번 양수가 터지고 두 번째 판다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국내 최초 판다 쌍둥이 자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류씨는 카메라 셔터를 눌러 쌍둥이 판다 자매 탄생의 순간을 담았다. 그렇게 촬영된 사진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23년 올해의 100대 사진(TIME's Top 100 Photos of 2023)'에 선정됐다.

    지난 1일 에버랜드 판다 월드에서 만난 류씨는 야생동물 촬영을 '오랜 기다림 속 찰나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류씨는 "야생동물이 자신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조용하게 다가가 사진가를 인지시키고, 내가 해를 입히거나 방해가 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시킬 만큼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류씨는 홍학이 알을 낳는 장면을 찍을 때 경계를 풀려고 온종일 번식실에 앉아서 기다린 적도 있다고 했다. 류씨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특히 출산의 순간에 매번 경이로움을 느낀다"며 "야생동물들이 배운 적도 없는데, 어린 새끼들을 출산 직후 품어주는 모습에 감동을 느낀다"고 했다.

    외국 학술지에 오른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총 18마리의 새끼를 낳아 세계 최다산(多産) 기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장다리'와 '장순이' 부부의 여러 모습도 류씨가 사진으로 담았다. 류씨는 "몇 초 안 되는 순간이지만 동물들이 뚫어져라 나를 응시하기도 한다"며 "나한테 말을 거는 거 같은 눈빛인데, 곁을 내어준다는 느낌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은 경험이 특별하다"고 했다.

    곧 중국에 반환될 판다 푸바오와의 인연도 각별하다. 그는 "야생동물의 꾸밈없고 순한 눈빛을 볼 때 저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기고자 : 용인=구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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