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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립스틱 효과

    김나영 서울 양정중 사회과 교사

    발행일 : 2023.12.07 / 특집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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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어려울 때 소소한 만족감 주는 상품 잘 팔려요

    Q. 요즘 '립스틱 효과'로 향수와 화장품이 잘 팔린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립스틱 효과가 뭔가요?

    A.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주요 경제 기관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올해 1%대, 내년은 2% 초반대로 전망했어요. 3%를 안정적인 성장으로 보는데,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거죠.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경제 불황에도 향수와 화장품 매출은 늘어났다고 해요. 특히 가격이 저렴한 롤러볼(물파스처럼 바르는 형태의 용기) 향수와 작은 병에 담긴 미니 향수가 많이 팔렸다고 해요.

    이렇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면서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상품 판매가 많아지는 현상을 '립스틱 효과'라고 말해요. 경제 상황이 안 좋으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가방이나 옷 같은 비싼 상품은 구매하기가 어렵잖아요.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저렴하면서도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소소한 사치품을 대신 사는 거죠. 지출에 신중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을 가꾸며 스스로 만족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고 할 수 있죠.

    '립스틱 효과'라는 용어의 유래는 1929년 미국 경제 대공황 때로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 경제가 어려운데도 립스틱은 판매가 늘어났죠. 비싼 옷이나 보석은 사지 못해도, 큰돈 들이지 않으면서 외모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립스틱 구매가 늘었기 때문이에요. 요즘도 이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요.

    립스틱 효과는 여성들에게만 나타나는 게 아니에요. 여성들에게 립스틱이나 향수가 있다면, 남성들에게는 넥타이가 있어요. 넥타이는 양복이나 자동차처럼 비싸지 않으면서도, 패션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줄 수 있잖아요.

    요즘에는 이런 화장품이나 넥타이 같은 상품을 '작은 사치'라는 의미로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라고도 불러요. 고가의 자동차나 명품 의류·가방 대신 식료품·화장품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소비하며 만족감을 채우는 것을 말해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이 좋다는 의미에서 '가심비(價心比)'를 추구한다고도 해요. 립스틱 효과라고 하면 화장품에 한정되는 느낌인데, 스몰 럭셔리는 대상이 전체 소비 품목으로 확장됐다고 할 수 있죠. 비싼 음식점에서 한 끼를 먹는다거나, 값이 꽤 나가는 디저트를 사먹는 것도 포함될 수 있어요.

    몇 년 전까지 욜로(You Only Live Once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나 플렉스(Flex·과시)를 앞세운 명품 소비가 크게 늘었었죠. 경기 불황,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스스로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소소한 선물을 찾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기고자 : 김나영 서울 양정중 사회과 교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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