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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視角] 소셜미디어의 '가짜뉴스' 홍수

    유종헌 사회부 기자

    발행일 : 2023.11.29 / 여론/독자 A3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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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셜미디어에 글 쓰는 것을 그만뒀다. 최근에는 그나마 남겨뒀던 과거의 페이스북 글도 모두 지웠다. 자연히 접속 빈도도 줄었다.

    '소셜미디어에 허비할 시간을 자기 계발에 쏟겠다'거나 '빅테크 기업이 내 삶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겠다' 같은 거창한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페친들의 담벼락에 돌아다니는 온갖 '가짜 뉴스'에 염증이 났을뿐더러, 소셜미디어에 글 쓰는 행위가 기자로서 커리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순간의 감정이나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담벼락에 남긴 글 때문에 내가 공들여 취재한 기사의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것이 싫었다. 조국 전 장관이 교수 시절 썼던 트위터 글 때문에 공직에 오른 뒤 번번이 발목 잡혔던 것이 단적인 예다.

    얼마 전, 인터넷 매체 기자 A씨가 필자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이런 게 진정한 가짜 뉴스"라고 했다. 그 기사는 한 민주당 당직자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수사 무마' 가짜 뉴스 보도에 깊이 개입했다는 정황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기사 내용 중 "해당 당직자가 생성한 자료가 A기자 측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는 내용을 문제 삼았다. A기자는 "제 휴대전화에서 나온 게 없는데 마치 뭔가 나온 것처럼 (썼다)" 면서 "창작력 하나는 인정한다"고 했다.

    그런데 A 기자의 글은 한 가지 사실을 몰각하고 있다. 필자는 취재 당시 A가 아닌 그의 동료 휴대전화에서 민주당 인사가 만든 자료가 나왔다고 분명히 밝혔다. A 역시 "그건 그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던 만큼 질문을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그는 "내 휴대전화에선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자신에 관한 기사 전체를 '가짜 뉴스'로 몰았다.

    공교롭게도 A 기자 역시 가짜 뉴스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대출 브로커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허위 사실을 의도적으로 보도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같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나는 기자라면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자신의 기사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 데이비 BBC 사장은 취임 직후 소속 기자들에게 새로운 소셜미디어 이용 규칙 준수를 요구하며 "독단적 칼럼니스트나 특정 정당의 활동가라면 SNS가 유효한 선택이지만, BBC에서 일할 때는 그래선 안 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 등 다른 유명 언론도 소속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에 엄격한 규율을 두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독자들과 소통하는 데 유효한 수단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를 잘못 활용하면 저널리스트로서의 신뢰성까지 무너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커피' 기사를 쓴 A의 페이스북을 보며 다시 한번 얻은 교훈이다.
    기고자 : 유종헌 사회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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