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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컬 대학, 지역 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지방 발전 이끌어야

    박삼옥 울산대 석좌교수·前 한국지역학회장

    발행일 : 2023.11.29 / 여론/독자 A3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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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부가 대학 한 곳당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 30여 곳 중 우선 10곳을 발표했다. 인구 감소와 지역 간 소득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비수도권 지역의 인재 양성과 지역 발전을 꾀하기 위한 시도다. 오는 2026년까지 20곳 정도의 비수도권 대학이 추가 선정된다. 특히 이번 글로컬 대학 선정은 지역 특성을 살린 교육과 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 발전을 추구하는 정책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여러 나라에서 각 지역 산업과 환경에 맞는 대학 발전을 통해 지역 발전을 꾀하는 장소 기반 지역 발전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로 절대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줄어드는 인구와 산업이 수도권으로 집중하면서 비수도권 지역에선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컬 대학30' 정책은 비수도권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 대학을 육성하려는 국가 발전 비전의 일환이다. 그러나 '글로컬 대학 30' 선정이 곧바로 지방 소멸을 막고 비수도권 지역의 대학 발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1차로 선정된 대학과 해당 지역은 대학과 지역 발전을 위한 쾌거라고 환호하지만 실질적인 과제는 이제 시작이다.

    우선 대학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세계 경제와 기술 변화에 부합하고 선도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혁신을 꾀해야 한다.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을 연결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기존 학문 분야 간 벽을 허물고 교육과정의 유연성과 자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과감한 제도 혁신을 해야 한다. 또 학생들의 창의성과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 교육과 창업 기회를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 구성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함께 고통을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는 권위주의 의식에서 탈피해 대학 혁신을 지원하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상호 협력해야 대학과 지역의 상생 발전이 가능하다. 중앙정부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대학의 구조조정, 등록금 책정 등 대학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자율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대학은 각 지역 상황에 맞는 교육과 연구, 나아가 지역 발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없다.

    또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기업 등이 상생 발전을 통한 비수도권 지속 가능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학부 과정에서부터 세계적 수준의 교육뿐 아니라 지역 밀착형 교육과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지역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지역 대학의 인턴 제도를 확대해 활용하는 것도 사례가 될 수 있다. 졸업생들이 각 지역에서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공급을 위해서는 산·학·연·관의 실질적인 협력 체제가 중요하다.

    인구 감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외국 학생들이 졸업 후 귀국하지 않고 각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도 시급하다. 외국 고급 인력이 일자리를 가지고 거주하는 것은 지역 다양성에 매우 중요하고, 이러한 다양성은 대학의 글로컬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대만에서 과학기술 인력의 이중국적을 허용해 실리콘밸리 지식과 기술 네트워크를 활용, 첨단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였듯이, 한국의 재외 동포 인재들이 비수도권에 투자하고 기술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이중국적을 허용하면 비수도권 지역 활력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혁신 지역에는 지역 발전을 주도·지원하는 대학이 있었다. 세계적 혁신 리더인 미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대학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실리콘밸리에서 기반을 닦은 터먼 교수 같은 사람들이 각 지역에서 활약해야 대학도 살고 지역도 살 수 있다. '글로컬 대학 30' 정책은 비수도권에서 터먼 교수 같은 사람들이 많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 지역 발전의 전기가 되어야 한다.
    기고자 : 박삼옥 울산대 석좌교수·前 한국지역학회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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