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날아간 機會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발행일 : 2023.11.29 / TV A27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16강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한승주 九단 / 黑 딩하오 九단

    〈제13보〉(135~156)="얻기 어려운 것은 시기(時期)요, 놓치기 쉬운 것은 기회다." 조선시대 세도가 조광조가 급진 개혁정책을 펴다 비극적 최후를 맞게 되자 탄식조로 남긴 말이다. 타이밍을 놓친 아쉬움이 이 한마디에 절절히 녹아 있다. 바둑이야말로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한다. 기회란 이름의 새는 적시에 낚아채지 못하면 순식간에 허공으로 사라져버린다.

    백이 △로 뻗은 장면에서 흑이 둘 차례. 좌중앙 흑 대마가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대마의 생사가 승패를 결정할 것이다. 135가 자신을 죽음으로 이끈 패착. 136으로 파호당한 뒤 142에 이르니 꼬리만 살아갔을 뿐 대마 본체(本體)가 전멸했다. 이 부근에서 장고를 거듭하는 바람에 시간마저 소진, 초읽기에 쫓기기 시작했다.

    참고도를 보자. 흑은 먼저 1로 단수치는 타이밍이 중요했다. 7도 중요한 응수. 12까지 외길 진행 후 15까지가 최선이다. 이 수상전은 백이 빠르지만 잡은 흑돌을 몽땅 놓고 때려야 하는 데다 13, 15가 커서 흑의 반집 우세가 유력했다. 146, 152 등 백의 응수는 빈틈이 없다(152로 153은 흑 152를 당해 득이 없다). 빛 한줄기가 쏜살같이 스쳐 지나가자 절망의 먹구름이 몰려온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2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