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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내놨다 하면 '완판'… 日 스타 작가, 대규모 신작 한국서 공개

    허윤희 기자

    발행일 : 2023.11.29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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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현대미술을 이끄는 나와 고헤이 국내 개인전

    구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이후 일본 현대미술을 이끌어갈 단 한 명의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이 남자일 것이다. 박제 동물에 투명 크리스털을 입힌 '픽셀' 연작으로 유명한 스타 작가 나와 고헤이(名和晃平·48)가 한국에 왔다. 이번엔 우주의 시각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대규모 신작을 들고서다.

    서울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나와의 개인전 'Cosmic Sensibility(우주 감성)'는 대표작인 '픽셀' 시리즈와 처음 공개되는 '스파크' 연작 등 40여 점으로 갤러리 3개 층을 채웠다. 페이스갤러리에서 전관을 한 작가의 개인전에 쓰는 건 처음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인간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우주의 시각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작품들로 구성했다"고 했다. 층마다 전혀 다른 성격의 작품들을 전시했지만, 모두 일관된 화두인 '세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유기적인 생명조차 정보화될 수 있는 시대에서 발견한 것이 세포다.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생명에도 리듬과 순환이 있다. 세포를 통해 생명체의 유기성을 표현하려 했다."

    먼저 2층부터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픽셀' 연작을 통해 크리스털 조각으로 재탄생한 카세트 플레이어, 앤티크 의자, 닭과 부엉이, 코요테 등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개인적 기억을 녹여낸 새로운 픽셀 작업이다. 그는 "예를 들어 카세트는 어린 시절 쓰던 제품을 경매 사이트를 뒤져 찾아낸 것"이라며 "여기 있는 사물들은 전부 '나이'가 다르고, 각기 다른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TV는 제가 태어난 해인 1975년, 카세트는 1980년대, 앤티크 가구는 1950년대, 1층에 전시된 조그만 병은 다이쇼 시대(1912~1926)의 물건"이라고 했다.

    그가 20여 년간 계속하고 있는 '픽셀(PixCell)' 연작은 사물이나 동물 박제를 세포 같은 유리구슬이나 우레탄 등으로 덮는 작업이다. 유리구슬은 그 안에 있는 실제 형태를 모호하게 하거나 변형, 왜곡해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실재를 보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렌즈를 통해야만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호하고 불확실한 감각을 빗댄 것이다.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과정도 이와 같지 않은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들이 사실은 유통되는 과정에서 확대되고 왜곡된 것일 수 있다."

    1층 바닥에 설치된 '바이오매트릭스'는 실리콘 오일 거품이 솟아오르고 꺼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세포의 순환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반대편에 놓인 '에테르' 연작은 중력의 지배를 받아 액체가 높은 곳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3D 모델링으로 구현했다.

    하이라이트는 3층에 전시된 새 연작 '스파크'.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검은 성게 같기도 하고 바이러스 입자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설치 조각이 넓은 전시장에 걸려 있다. 탄소섬유 막대에 검은색 벨벳을 입힌 것으로, 세포 운동이 발산하는 에너지를 형상화했다. "스파크는 중력에 대한 관심이 구현된 작품이다. 중력에 대해선 2011년 6월 열린 도쿄현대미술관 개인전 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딱 석 달 전인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에너지와 사회 또는 인간과 도시, 문명 같은 것들을 생각하던 중에 대지진이 일어났다."

    세계 아트페어에서 수억원대 가격으로 완판되는 이 작가는 회화와 조각, 설치, 무대 디자인, 건축까지 장르를 넘나든다. 2012년 미국 월간지 '아트 앤 옥션'이 선정한 '미래의 소장 가치가 있는 작가 50인'에 포함되며 일본 미술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았다.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인 탑(본명 최승현)이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 컬렉터로 알려졌고, 배우 이병헌과도 오랜 친분이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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