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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20곳 내려가도 인구 3만명대 그쳤다

    김연주 기자 나주=최은경 기자

    발행일 : 2023.11.29 / 사회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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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도시 인구, 교육이 좌우

    전남 나주시에는 2014년 이후 한국전력과 농어촌공사 등 공공 기관 20곳이 내려왔다. 정부는 공공 기관 이주를 동력으로 나주 혁신도시를 인구 5만명 규모로 키우려 했다.

    그런데 현재 나주 혁신도시 인구는 3만9000명대를 맴돌고 있다. 올 1월엔 인구가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나주 봉황고에서 열린 '교육 간담회'에선 현지의 교육 환경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정중행 봉황고 교장은 "많은 공공 기관이 와 있지만 가족이 모두 이주한 임직원 비율은 60%대에 그친다"며 "이들 눈높이에 맞는 교육기관이 드문 것이 큰 원인"이라고 했다. 한 학부모는 "자녀 교육 문제로 가족과 동반 이주를 꺼리거나, 다 같이 왔다가 일부는 (좋은 학군을 찾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자녀가 중·고교에 올라가면 수도권이나 인근 광주로 옮긴다는 것이다.

    경북 김천시에도 도로공사 등 공공 기관 12곳이 있다. 그러나 가족을 동반한 이주 비율은 54%에 그친다. KTX로 1시간 30분이면 서울에 도착하기 때문에 '주말 부부'를 하는 임직원도 많다. 자녀와 부모 한 명은 서울에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학교·학원이 좋은 대전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도 적지 않다. 김천에서 대전까지 차를 몰면 1시간 반쯤 소요된다. 김천의 한 공기업 직원은 "KTX로 대전까지는 20여 분밖에 안 걸린다"고 했다. 김천 혁신 도시 인구는 2만3000여 명에 머물러 있다.

    균형 발전책이라며 지방에 공공 기관을 많이 내려보내도 교육 환경이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이전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충북 진천·음성에는 교육과정평가원 등 공공 기관 11곳이 이전했다. 그런데 가족 동반 비율은 48.1%로 공공 기관이 옮겨간 전국 혁신 도시 10곳 중 가장 낮다.

    충북으로 온 공공 기관 직원은 "아이를 키우기 힘든 환경"이라고 했다. 인구가 예상보다 적어 초등학교 추가 신설이 미뤄지자 '과밀 학급'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도 적다고 한다. 40대 직원은 "초등학교가 끝나면 보낼 학원도, 돌봄 프로그램도 마땅치 않다"며 "지금 서울에서 셔틀버스로 출퇴근하는 데 4시간을 쓰지만 (아이 교육을 생각하면 출퇴근이) 더 낫다"고 했다. 10년 전 나주로 이주한 학부모 박모씨는 "대입에서 지역 인재 수시 전형을 늘리거나, 지역에서 초·중·고를 나온 학생에게 그 지역의 공공 기관 취업 때 가산점을 주는 방법 등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방 주민이 교육 때문에 이사를 가지 않도록 내년부터 지역 일반고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고 지원을 늘리는 '교육 발전 특구' 사업을 진행한다.

    [그래픽] 가족 동반 이주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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