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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너] 교수 이름 부르며 반말, 여기 한국 맞아?

    고유찬 기자

    발행일 : 2023.11.29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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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수업서 사제 간 너나들이 "교수님과 가까워지고 말도 술술"

    "안녕 진해! 잘 지냈어?"

    지난 27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청운관 620호 '의미의 탄생: 언어' 강의. 한 남학생이 강의실에 들어서는 김진해(54) 교수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했다. 김 교수가 학생들에게 "지난번에 올려준 수업 자료는 볼 만했어?"라고 물으며 수업을 시작하자 학생들은 "응"이라며 반말로 대답했다. 교수와 학생 간의 반말은 수업 시간 내내 계속됐다.

    이날 수업은 독서 토론이었다. 70여 명의 학생은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주고받았다.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토론을 참관하는 김 교수를 향해 학생들은 "진해, 네 생각은 어때?" "내가 이해한 게 맞아?"라고 서슴없이 반말을 건넸다.

    국문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현재 경희대 교양대학인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언어를 가르치며 사람들 사이의 소통 문제를 고민해 왔다고 한다. 김 교수가 '반말 수업'을 시작한 건 작년 가을 학기부터였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가 계기가 됐다. 비대면 온라인 강의가 계속되다 보니 신입생끼리 서로 존댓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상대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존댓말을 쓰기보다는, 너와 나와의 거리는 딱 여기까지다 선을 긋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서로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이런 수업을 마련했다"고 했다.

    아동가족학과 김서영(19)씨는 "다소 거추장스러웠던 존댓말을 벗어던지니 확실히 의사 표현이 솔직해지고 말이 술술 나온다"고 했다. 김씨는 "한번은 학교 밖에서 교수님과 마주쳤는데 저도 모르게 '안녕, 진해'라고 인사를 건넸다"며 "교수님과의 심적 거리가 확실히 가까워진 것 같다"고 했다. 응용영어통번역학과 김윤지(22)씨는 "반말로 얘기하는 게 너무 어색해 수업 2개월 차에야 입을 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다"며 "다른 수업에서 교수님께 무의식적으로 반말을 했다가 둘 다 당황했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기고자 : 고유찬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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