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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통진당 계열이 민노총 장악

    곽래건 기자

    발행일 : 2023.11.29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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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동부 양경수, 위원장 연임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에 양경수 현 위원장이 28일 재선됐다. 내란 선동 등으로 복역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속한 '경기동부연합' 출신으로 분류된다. 양 위원장은 이석기 전 의원이 졸업한 한국외대 용인 캠퍼스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민족 해방(NL) 계열인 경기동부연합이 민노총에 미치는 영향력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노총에 따르면 양 위원장은 지난 21~27일 진행된 임원 선거에서 36만3246표(득표율 56.61%)를 얻어, 2위인 박희은 후보(20만1218표·31.36%)를 16만2028표 차이로 따돌렸다. 투표권 있는 민노총 조합원 100만2989명 중 64만1651명이 투표했다. 민노총이 직선제를 도입한 2014년 이후 연임은 양 위원장이 처음이다.

    양 위원장은 당선 직후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고 노동자의 새로운 희망을 세우자"고 했다. 근로 여건 개선이 아니라 정치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동부연합이 장악한 통진당 세력은 이 전 의원 구속과 2014년 12월 통진당 해산 결정 이후 사실상 무너졌다. 그러나 택배 노조 등을 발판으로 민노총을 장악하며 다시 세력을 키우고 있다.

    민주노총을 3년 더 이끌 양경수 위원장은 한국외대 용인 캠퍼스 총학생 회장(95학번) 출신으로 대학 시절 각종 반미 집회에 참가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간부를 지내며 수배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졸업 후 노동계로 갔고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 하청 분회장(위원장)을 지냈다. 이 경력을 바탕으로 2020년 12월 '비정규직 출신으로 최초'라는 구호를 내걸고 민노총 위원장에 당선됐다.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을 핵심으로 하는 경기동부연합 계열이다. 양 위원장은 이 전 의원 석방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관련 단체인 경기공동행동 대표를 맡았고, 이 전 의원을 석방하라는 집회도 열었다.

    이 전 의원은 '북한과 전쟁 시 남한 내 통신·유류·철도·가스 등 국가 기간 시설을 타격하자'고 한 지하 조직을 이끈 혐의 등으로 2013년 구속됐다.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확정받았다. 이 전 의원 등의 친북 활동이 드러나자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통진당에 대해 강제 해산 결정을 했다. 이후 통진당 세력은 제도권에서 빠르게 터전을 잃었다.

    친북 성향의 통진당 사태와 노동계 내부 흐름이 통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노동계에서 나온다. 통진당 시발점을 2001년 이른바 '군자산 약속'으로 보는 해석이 있다. 1980년대 주사파(주체사상파) 활동을 했던 민족 해방 계열 세력이 충북 괴산군 군자산에 모여 "10년 내 (남북) 연방 조국을 결성하고, 3년 내 민족 민주 정당을 건설하자"고 결의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민주노동당을 장악했다.

    2001년 무렵 노동계에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당시 노동 운동을 하던 NL 계열 세력이 민족 해방과 계급 해방 등을 내세우며 '민주노동자 전국회의(전국회의)'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전국회의는 활동 지역을 기준으로 정파가 나뉘는데 경기동부·광주전라·인천·울산연합 등이다. 이 중 경기동부연합은 통진당을 주도했다.

    노동계에선 통진당 해산 이후 그 세력이 민노총 내부로 본격 침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권 정당 활동이 막히자 노동계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동부연합 출신들은 노조가 조직화하지 않았던 택배, 마트, 건설 등 비정규직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경기동부 세력이 비정규직 노조를 조직화한 이후 민노총 조합원 수는 2017년 64만9000명에서 2021년 121만3000명으로 5년 만에 56만4000명(87%)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민노총은 현대차로 대표되는 큰 공장 노조와 전국교직원노조, 공무원노조 등이 주력이었다. 그러나 통진당 세력인 경기동부연합 출신이 민노총을 차례차례 장악하며 비정규직 노조 위주로 조직 성격이 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노총을 장악한 경기동부연합 세력은 다시 제도 정치권으로 나가려는 양상이다. 지난 4월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당선된 것이 대표적이다. 강 의원은 택배노조 출신이고, 민노총은 강 의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경기동부연합 세력이 통진당 해산 이후 민노총을 장악하더니 다시 정치권으로 발을 내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계에선 현재 민노총을 NL 계열인 전국회의가 접수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전국회의를 구성하는 주요 세력이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다. 민노총은 국민파, 중앙파, 현장파 등 계파가 서로 경쟁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국민파인 전국회의 영향력이 압도하면서 종전 계파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한다. 노동계 관계자는 이날 "양경수 위원장이 처음 출마했을 때는 전국적 지명도가 거의 없었고 위원장 재선도 전례가 거의 없다"며 "그런데도 양 위원장은 전국회의가 내보낸 후보라는 이유로 두 번이나 당선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엔 표 차(16만표 이상)도 상당했는데 전국회의가 민노총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민주노총 주요 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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