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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광안대교의 교훈

    한동훈·서체 디자이너

    발행일 : 2023.11.27 / 문화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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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부산을 방문했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바닷가 산책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광안리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수평으로 길게 놓인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왔다.

    준공 20년을 맞은 광안대교는 1994년 착공하여 10년에 가까운 공사 끝에 개통됐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길이의 현수교다. 국내 최초의 복층 해상 교량이기도 하다. 보통 자연 경관을 인공 구조물이 가로막으면 풍경이 나빠지기 마련인데 광안대교는 현수교와 트러스교가 합쳐진 수려한 디자인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광안리 해변을 배경으로 찍은 이들의 사진을 보면 다리가 일종의 포토월 기능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밤이면 배에서 불꽃을 쏘아 올리고, 때로는 드론 쇼와 어우러져 더욱 장관을 이룬다.

    광안대교가 처음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여론은 압도적으로 반대 일색이었다. 특히 공법에 따른 시공 비용과 경관 문제를 두고 반발이 심했다. 지진과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왕복 8차선 대신 4차선 복층으로 만든다는 구상도 낯선 것이었다. 주민들의 분노에 관계자들이 수많은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그러나 광안대교 건설 사업소는 원안을 밀어붙였다. 비슷한 시기 조성된 해운대 신시가지의 교통량과 미래 수요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흔한 콘크리트 다리 대신 강교(강철로 만든 다리)를 택한 것도 기대 수명에서 훨씬 앞선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선택이었다. 외관은 바닷물에 의한 부식에 대비해 고가의 전용 페인트를 꼼꼼하게 도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교가 개통되자 극렬한 반대 의견은 거짓말처럼 수그러들었다. 비난과 찬성이라는 것은 사실 한순간이다. 꼭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주변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일단 시도해야 한다. 실패하면 백 가지, 천 가지 분석을 붙이는 이들도 성공하는 순간 말없이 따라온다. 소신이 꽃을 피울지 아닐지는 실행해 봐야 알 수 있다. 초겨울 바다 위에 놓인 광안대교를 보면서 우리 삶의 선택에 대한 힌트도 함께 얻는다.
    기고자 : 한동훈·서체 디자이너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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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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