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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1년, 일상 혁명] 비틀스 신곡, 아톰 후속편… AI가 이젠 창작까지

    변희원 기자

    발행일 : 2023.11.27 / 종합 A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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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써내고 게임 캐릭터 제작
    인간 고유 영역에서도 급부상

    이달 초 비틀스의 신곡 '나우 앤드 덴'이 공개됐다. 1970년대 말 존 레넌이 테이프에 녹음한 곡 나우 앤드 덴에 남아 있는 레넌의 목소리를 다른 비틀스 멤버들의 연주와 합친 것이다. 1995년에도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 조지 해리슨이 모여 같은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28년 만에 이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테이프에서 레넌의 목소리를 추출, 복원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덕분이었다.

    역사에 묻힐 뻔한 비틀스의 신곡 복원은 사람이 만들어낸 예술을 AI가 얼마나 보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AI의 창작 능력은 사람을 돕는 수준을 뛰어넘어 창작의 개념조차 바꾸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AI를 연구하는 학자들조차 창작성은 인류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 왔다. 하지만 글쓰기는 물론, 음악과 미술 분야는 챗GPT의 등장 이후 격변을 맞고 있다. 챗GPT가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의 창작물을 쏟아내면서 일각에서는 '도대체 창작성이란 무엇인가' '예술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도 나온다.

    지난 6월 일본에서는 캐릭터 일러스트부터 대사까지 모두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모바일 게임 '아이돌 가차 컬렉션'이 나왔다. 이현세 작가는 재담미디어와 함께 자신의 작품 4000여 권을 AI에 학습시켜, 사후(死後)에도 AI가 자신의 화풍에 따라 만화를 그릴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AI 활용도가 높은 창작 분야는 글쓰기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로 개발한 생성형 AI를 동원해 게임 등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다. 지난 22일 '우주 소년 아톰'의 원작자 데즈카 오사무의 대표작 '블랙잭'의 새 에피소드가 만화 주간지 '소년챔피언'에 등장했다. 챗GPT에 블랙잭 200화분의 텍스트 데이터, 데즈카의 단편 만화 200화 분의 텍스트 데이터 등을 학습시켜서 줄거리를 만들어냈다.

    생성형 AI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던 예술계에서도 최근 일부 창작자들이 AI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AI 작업이 하나의 예술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8월 시극(詩劇) '파포스2.0′의 작가로 이름을 올린 넷 중 둘은 챗GPT와 AI 시인 시아였다. 시아는 카카오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과 미디어아트 그룹 슬릿스코프가 함께 개발한 AI 시인으로, 수백억 개의 언어와 1만5000여 편의 시를 학습했다. 시아가 시를 쓰고 챗GPT가 이를 다듬어 연극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지금까지 창작이나 예술이 단순히 학습과 모방이 아니라 경험이나 감정이 투영된 결과이자 상상력과 표현력의 정수라는 점에서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전 세계 대부분의 저작권법에서 저작권자를 인간으로 한정해놨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인간의 창작에 활용되고, 심지어 일부 영역에선 인간의 창작 활동을 대체하면서 인간만이 창작성을 인정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뮤지션 닉 케이브는 자신의 팬이 챗GPT를 이용해 만든 '닉 케이브 스타일' 곡을 접하고 "이제 AI 공포의 초기 단계지만 (예술의) 종말이 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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