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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경 지음｜마인드빌딩｜452쪽｜3만5000원

"어떤 뮤지컬에 나왔던 곡이지?"

20세기 중반, 익숙한 노래가 들리면 미국인들은 가수나 노래 제목을 묻는 대신 이렇게 질문했다. 미국이 달에 우주선을 보내며 초강대국으로 승승장구하는 동안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영화·음반·TV 등 세계 대중문화 산업을 지배했다. '오클라호마!' '아가씨와 건달들' 등이 흥행한 1940~60년대는 뮤지컬의 황금기였다.

전성기가 지나자 위기가 닥쳤다. 반전 운동, 오일 쇼크를 겪으며 중산층이 무너지고 극장이 텅 비었다. 무명 배우들의 고달픈 삶을 담은 다큐 같은 '코러스 라인'처럼 뮤지컬도 시대를 반영하며 진화했다. 자본의 힘이 커진 1980년대엔 '캣츠' 등 메가 뮤지컬이, 다양성을 중시하는 21세기에는 인종을 뛰어넘어 미국 건국사를 새로 쓴 '해밀턴'이 태어났다.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국내 첫손 꼽히는 공연 전문가. 넓은 시야로 당대의 사회상과 뮤지컬 경향을 교직, 시대를 반영하며 성장한 뮤지컬의 150여년 역사를 짚어 나간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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