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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축전 걸고 44억 받은 단체, 유엔 산하기구 사칭하다 해체

    최훈민 기자

    발행일 : 2023.11.25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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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해비타트한국위 사칭 논란

    4년 전 문재인 당시 대통령 축전을 받으며 출범, 지난달까지 기업들에서 기부금 총 44억원을 받아온 '사단법인 유엔해비타트한국위원회(이하 한국위)'가 유엔 기구 사칭 논란 끝에 이달 초 결국 해산됐다. 해당 법인 설립 허가권자였던 국회사무처는 설립 허가 취소에 이어 해당 단체에 대한 고발까지 검토 중이다.

    한국위는 2019년 11월 문재인 청와대 초대 대변인이었던 박수현 전 민주당 의원이 회장을 맡으며 출범했다. 출범식엔 문희상 국회의장(이하 당시 직함 기준), 유은혜 부총리, 송영길·홍영표·박지원 의원 등 야권 거물 정치인들이 대형 유엔 로고 아래에서 한국위를 상징하는 파란색 부채를 펼쳐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출범 축하 전문(電文)에서 "유엔해비타트 최초의 단일국가 기구가 한국에서 탄생했다"며 "출범을 위해 애써주신 박수현 위원장과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단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통령 축전과 유엔 로고를 내걸고 기업들을 상대로 기부금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암호 화폐 거래소 운영사 두나무, SH, 하나은행, 신한금융, 현대차, 한국공항공사, 농협 등이 4년간 총 4억391만원을 냈다. 한국위는 이 돈을 주로 국내 행사 개최와 국제 행사 출장비, 인건비, 언론사 광고비 등으로 썼다.

    그러던 올해 8월 사칭 의혹이 제기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한국위가 유엔해비타트 본부와 협약도 없이 산하 기구인 척 행세했다"고 밝힌 것이다.

    의혹 제기에 당시 한국위는 "오는 10월 체결될 유엔해비타트 본부와의 MOU에 로고와 명칭 사용 관련 내용이 반드시 들어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위가 약속했던 10월에도 MOU조차 맺지 못하자, 국회사무처는 이달 2일 설립 허가 취소를 의결했다.

    국회 사무처는 자체 조사를 통해 한국위가 유엔해비타트 본부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았고, 법인 명칭과 로고 사용 협약도 체결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고, 그에 대한 시정 조치를 세 차례 요구했지만 한국위는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지는 한국위 설립추진위원장이자 초대 회장이었던 박수현 전 의원에게 해명을 구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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