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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간신열전] (211) 궤변가 등석(鄧析)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발행일 : 2023.11.23 / 여론/독자 A3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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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시대 말기 정(鄭)나라에 등석이라는 궤변가가 있었다. 변론에 능했다고 하니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라고나 할까?

    이 사람은 오직 재판 승리만을 목표로 했다. 그 점에서는 오늘날 변호사와도 맥을 같이한다 하겠다. '여씨 춘추'에 나오는 등석 이야기이다.

    "자연(子然)이 정나라를 다스릴 때 등석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난처하게 만들려고 애썼다. 그래서 백성들 중에 형사 재판에 걸려 있는 자들과 약정을 맺어 큰 형사 재판은 긴 옷 한 벌을, 작은 형사 재판은 바지저고리 한 벌을 각각 받기로 했다. 그러자 백성들 중에 긴 옷과 바지저고리를 바치고 송사하는 방법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송사(訟師), 소송 선생이란 말은 그로 인해 생겨난 것이다.

    "등석은 그른 것을 옳다고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하여 옳고 그름에 표준이 없으니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이 날마다 변했다. 이기고자 하는 바는 곧 이겼고 형벌을 주고자 하는 바는 곧 형벌을 줬다. 이에 정나라가 크게 어지러워져서 백성들의 입이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자연이 이를 걱정하다가 등석을 잡아 죽이고 욕을 보이니 백성들 마음이 순순히 따르게 되고 옳고 그름이 제대로 시행되었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하면서도 등석과 같은 자들을 주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이것이 바로 잘 다스리고자 하는데도 더욱 어지러워져만 가는 이유이다."

    지금 우리에게 자연과 같은 인물은 없건만 등석과 같은 사람은 차고 넘친다. 특히 요즘 송영길, 최강욱, 조국, 김용민 등 법률가 출신 정치인들이 '탄핵' 운운, '암컷' 운운하는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이 등석을 주살한 장면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는 자연 같은 사람이 없어서인지 등석류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세상은 점점 어지러워지고 있을 뿐이다.
    기고자 :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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