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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창업자들 줄줄이 사퇴 '수난 시대'

    최인준 기자

    발행일 : 2023.11.23 / 종합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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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 車 이끈 보그트 등 퇴진… 성과 좋은 전문 경영인으로 교체

    "스티브 잡스의 긴 그림자가 실리콘밸리에 드리워졌다."

    21일(현지 시각) 미 뉴욕타임스는 현재 실리콘밸리를 이렇게 진단했다. 과거 애플이 잡스라는 뛰어난 천재성을 가진 스타 창업가의 역량을 앞세워 세계적 기업이 됐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여 년이 지난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창업가의 영향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선 창업가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20일에는 미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카일 보그트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크루즈는 최근 24시간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한 이후 대인 사고를 내 당국으로부터 운행 허가가 취소됐다. 회사는 GM 법률 고문을 후임 CEO에 임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보그트는 자율주행에서 성공을 이끌었지만, 강경한 사업 방식으로 퇴장이 불가피해졌다"며 "지금은 비전을 가진 리더들이 필요한 순간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 데이팅앱 범블을 창업한 휘트니 울프 허드는 지난 6일 내년 1월 CEO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프 허드는 20대 초반에 세계 1위 데이팅앱 틴더를 세운 스타 창업가다. 2014년 창업한 범블을 나스닥에 상장해 주가가 76달러까지 올랐지만 실적 악화로 지난 2년간 82% 폭락했다. 지난해에는 '피트니스계 넷플릭스'라 불린 펠로톤의 존 폴리,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의 조 게비아, 식재료 배달 업체 인스타카드의 아푸바 메타 창업자도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CEO직에서 물러났다. 가장 큰 이유는 달라진 글로벌 경영 환경 때문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과거처럼 창업가 독단적 결정에 의존하기보다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미국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실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창업가가 경영하는 기업의 성과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좋았지만 지난해 이후 통계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거나 전문 경영인 체제 기업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카리스마를 가진 창업가가 직접 회사를 장기간 이끄는 게 큰 이점으로 작용했지만 이제는 그런 '창업가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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