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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찰기, 산 뒤에 숨은 北 장사정포까지 다시 밀착 감시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발행일 : 2023.11.23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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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 감시활동 어떻게 달라지나

    정부가 22일 2018년 이후 9·19 남북군사합의로 묶여 있던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의 대북 공중정찰을 정상화하면서 대북 감시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군사합의를 완전히 파기하지 않고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관련된 1조 3항만 부분적으로 효력 정지한 것도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등을 고려한 '지혜로운 전략적 해법(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군사합의서 1조 3항에 따라 금강·백두 정찰기 등 고정익 항공기의 경우 동부 지역은 MDL로부터 40㎞, 서부 지역은 20㎞까지를 비행금지구역으로 했다. 회전익 항공기(헬기)는 MDL로부터 10㎞로, 무인기는 동부 지역에서 15㎞, 서부 지역에서 10㎞로, 기구는 25㎞로 각각 비행을 제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이 조항의 효력이 정지되면서 제한이 풀렸다.

    군에서는 그동안 이 조항 때문에 MDL 근처에서 대북 감시정찰 작전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최전방 등 북한 지역에 대한 감시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군 주요 직위자와 지휘관들이 헬기를 타고 전방 부대를 시찰하러 갈 때 비행금지구역 밖에서 내려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특히 공중 감시정찰 능력은 한미 양국군이 북한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던 분야이기 때문에 우리가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군사분계선 아래 10~40㎞ 남쪽까지만 한미 양국 군의 정찰기·무인기 등이 비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높은 산 뒤의 정찰 사각지대(차폐 지역)가 커지는 문제도 생겼다. 예컨대 서부 지역에서 전술정찰기가 5㎞ 상공에서 비행할 경우 군사분계선 50㎞ 북쪽에 있는 1000m 높이의 산 뒤로는 17.5㎞의 사각지대가 생긴다.

    군이 많은 예산을 들여 개발한 신형 사단급 무인기는 탐지 거리가 5~8㎞여서 군사합의에 따라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무인기 비행금지구역이 무인기 탐지 거리보다 2배가량이나 길었기 때문이다. 최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성공은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DMZ 인근에서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는 340여 문의 장사정포 등을 제대로 감시하기 위해선 무인기와 전술정찰기가 DMZ에 인접해 비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족쇄'가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정찰위성 1·2차 발사 때 군사합의 효력 정지 문제를 꺼내지 않다가 이번에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여러 상황을 볼 때 군사적으로 감내해오던 제한 사항을 극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미 양국 군은 각종 무인기와 정찰기 등의 대북 감시정찰을 비행금지구역 없이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주한 미군이 운용 중인 RC-12X '가드레일', EO-5C '크레이지 호크' 등 전술 정찰기들도 DMZ 가까이 정찰비행이 가능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대북 감시정찰의 허점 등을 보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군사합의의 목표가 충돌을 방지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면 상호 감시정찰을 오히려 확장·허용해야 하는데 9·19 군사합의는 정반대로 한 것이었다"며 "역사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형태의 잘못 꿴 첫 단추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1조 3항만 부분적인 효력 정지를 한 것은 북 정찰위성 강화에 초점을 둔 것으로 지혜로운 전략적 선택이었다"며 "향후 정찰위성 추가 발사,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대비해 군사합의 1조 3항(군사훈련, 해상 완충구역 등) 등을 남겨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대북 감시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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