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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165) 인천 용유도 굴밥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발행일 : 2023.11.22 / 여론/독자 A3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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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외국에 나갔다 일주일 만에 우리 땅을 밟고 나니, 짭짤하고 칼칼한 맛이 그리웠다. 집으로 가는 버스 시간이 두 시간 정도 남아 있어 공항에서 가까운 곳으로 그리운 맛을 찾아갔다. 그곳이 용유도다. 지금은 섬 이름은 희미해지고, 카페가 많고 노을이 아름다운 마시안과 을왕리만 기억되는 섬이다. 인천국제공항을 만들면서 영종도와 이어지면서 생긴 일이다. 섬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심지어 영종도라고도 불린다. 한때 제법 어장이 활발해 염전이 발달한 영종도와 다른 섬살이를 했던 큰 섬이었다. 또 해변이 좋고, 무의도로 가는 길목이라 여름철이면 인천은 물론 서울에서 많은 사람이 찾던 곳이다. 옛길이나 골목에 아직도 그 시절 손맛들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 그렇게 찾아가 만난 음식이 굴밥이다.

    우리나라 굴밥에 들어가는 큰 굴은 대부분 통영에서 공급한다. 용유도에서 만난 굴밥도 마찬가지이다. 통영 굴은 양식을 시작해 뭍으로 나올 때까지 바다에서 자라는 수하식 굴 양식이다. 반대로 조차가 큰 서해에서는 물이 빠지면 햇볕에 노출되는 걸대식 굴 양식을 한다. 그래서 통영이나 거제의 굴 양식보다 먹이 활동 시간이 짧고 알굴 크기도 작다. 돌에 붙어 자라는 자연산 굴은 크기가 더 작아 손톱만 하다. 알굴은 작지만 맛과 향이 아주 강하다. 이런 작은 굴은 생굴로 먹는다. 다리가 놓이고 공항이 생기기 전에는 용유도에서도 작은 굴을 채취했다. 지금은 백령도에서나 작은 굴을 만날 수 있다.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고, 여행객이 찾기 시작하면서 영양굴밥이 용유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어리굴젓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접근성이 편리해지면서 음식의 지역성은 점점 옅어진다. 그나마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한다. 외국에 있다 오면 우리 음식만으로도 반갑다. 용유도의 영양굴밥도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지역성을 띠기 시작한다. 통영에서 먹었던 굴밥과 상차림이 다르다. 그런데 간혹 용유도에서 먹은 굴밥이 '영종도 굴밥'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지역의 이름을 잃는 것은 음식의 맛을 잃은 것만큼이나 아쉽다. 날씨가 춥다. 굴 철이 시작되었다.
    기고자 :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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