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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한 끗 차이의 한·일 입맛

    에노모토 야스타카(필명 도쿄네모)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저자

    발행일 : 2023.11.22 / 문화 A2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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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에게 한국 관광 정보를 소개하는 인터넷 매체에서 기자로 일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일본인이 어떤 한식을 좋아하는지 잘 아는 편이다. 많이 맵지 않고, 일식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한국다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인기를 얻는다. 잡채, 곱창, 창난젓, 간장게장, 보쌈. 이런 음식들은 유행을 타지 않고 일본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한식이다.

    일본인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잡채를 좋아한다. 나 역시도 한국 유학 시절, 서울의 하숙집이나 학생 식당에서 잡채가 나오길 늘 기다렸다. 일본에도 당면이 들어간 요리가 있지만, 참기름으로 맛을 내진 않는다. 한국 잡채는 일본인이 익숙한 간장 맛에 고소한 참기름 풍미를 더해 신선하게 느껴진다.

    곱창을 좋아하는 일본인도 많다. 일본에서도 '호르몬' '모쓰'라는 이름으로 친숙하지만, 전골처럼 부추, 버섯류와 섞어가며 호쾌하게 굽는 모습은 일본에선 볼 수 없다. 여담이지만, 일본인은 한국 곱창집에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생간을 보고도 충격을 받는다. 일본에서는 2012년부터 법적으로 식당에서 소의 생간을 내놓는 게 금지됐기 때문에, 생간을 좋아하는 일본인은 한국 곱창집에서 반가워 눈물을 흘리면서 먹는 것이다. 또, 창난젓은 일본에서 창자(チャンジャ)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인이 야키니쿠집에서 사이드 메뉴로 자주 주문한다. 원래 일본은 젓갈을 많이 먹는 나라다. 적당히 매콤하게 만든 창자는 술에도 밥에도 잘 어울려서 인기가 높다.

    그 외에도 간장게장, 보쌈, 전 등이 일본에서 인기를 끈다. 일본인의 입에 맞는 한식은 익숙하면서도 한 끗 차이로 다른 매력이 있다. 반대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식도 비슷하지 않을까. 한국인이 다양한 종류의 라멘 중에서도 특히 돈코쓰 라멘을 좋아하는 건 순댓국이나 돼지국밥 국물에 익숙해서가 아닐까. '마제소바'도 비벼 먹는 걸 좋아하는 한국의 감성에 잘 맞아서 열풍을 일으킨 것 같다.

    음식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의 문화에서 '공통점 속의 차이점' '차이점 속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재미있다. 특히 오랫동안 현지에서 사랑받는 음식이나 문화엔 공통점과 차이점이 절묘하게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점에서 외국 음식을 즐긴다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고자 : 에노모토 야스타카(필명 도쿄네모)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저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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