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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67) 마음 방한(防寒)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발행일 : 2023.11.21 / 여론/독자 A3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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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방한(防寒)의 시기가 쓱 찾아왔다. 지구가 뜨거워져 여름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오히려 겨울을 앞서려는 상황이지만 보통은 겨울이 마음엔 더 힘든 시기이다. 계절성 우울도 겨울에 많다. 최근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특별한 스트레스 요인이 떠오르는 것이 없는데 우울, 불안, 무기력 등 마음이 불편하다는 호소를 접했다. 스트레스 하면 개인 삶에 불편한 일이 생긴 상황을 주로 생각하는데 날씨의 변화도 상당히 우리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마음의 방한 대책으로 좀 엉뚱하게 들릴 수 있지만 지인과의 소소한 대화, '스몰 토크(small talk)'를 제안한다. 그 어느 때보다 기술의 발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다양하게 증가했는데 지구 전체가 외로움으로 더 추운 상황이다. 최근 정신 건강과 관련된 글로벌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양한 이유로 인한 지구인의 외로움과 고립이 주된 주제로 이야기되었다. 현재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지를 셀프 체크할 수 있는 질문 하나를 추천해달라 요청받는다면 '속내를 편히 터 놓고 대화할 수 있는 힐링 친구가 존재하는가'이다. 스몰 토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대화라도 마음 편히 할 대화 상대가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속마음 이야기가 쉽지 않다. 오랜 친구는 내 맘을 금방 이해하지만 수많은 인적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혹시라도 내 이야기가 널리 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당연히 든다. 또는 상대방도 스트레스가 많은데 나까지 괜히 더 스트레스 주는 것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도 대화를 주저하게 한다. 그리고 속상한 일보다 좋은 일을 나누는 대화는 쉬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나는 힘든데 상대방은 잘나가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날 수 있는 것이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 보니 이래저래 속이야기 하기가 어렵다.

    네트워킹 하면 비즈니스 영역을 주로 생각하는데 마음 힐링을 위한 네트워킹은 비즈니스 영역과는 별개의 투자가 필요하다. 평소에 상대방의 속상함도 들어주고 좋은 일이 있으면 축하도 해주어야 나도 편히 내 마음이 원할 때 열린 소통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래된 친구도 소중하게 잘 가져가야 하지만 새 친구도 중요하다. 나와는 좀 떨어진 인적 네트워크의 새 친구가 속마음을 편안하게 오픈하는 데 더 좋을 수 있다.

    그리고 전통적인 마음 방한 방법은 햇살을 즐기는 야외 활동이다. 춥지만 따스하게 입고 잠시라도 야외에서 몸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은 분명한 항스트레스 효과가 있다. 너무 춥다면 창가에서 겨울 햇살을 느끼며 실내 운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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