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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 고삼농협 윤홍선 조합장

"못난 소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하죠?"

고삼농협의 윤홍선 조합장(59)은 자신을 '못난 소나무'라고 소개했다. 나고 자란 안성시 고삼면을 한 번도 떠나지 않은 자신을 낮춰 표현한 것이다. 그는 안성에서 키운 한우 부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안성마춤푸드센터'를 이끌고 있다. 국물이 뽀얗고 진하기로 소문난 곰탕이 대표 상품이다.

◇100% 한우인데 1인분 6000원 안 하는 가성비

인구가 2100여 명에 불과한 고삼면을 기반으로 한 고삼농협의 '안성마춤푸드센터'는 '착한들'이라는 브랜드로 한우 가공식품을 제조·유통하고 있다. 작년 기준 연 매출은 150억원이다.

대표 상품 '진한 사골 곰탕'은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500g 한 봉지당 단백질 함량이 11g으로 우유보다 단백질 함량이 많다. 색을 내기 위한 유화제나 조미료 같은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고, 1인분 6000원도 안 하는 가성비까지 갖춰 인기다. 현재 전용 온라인몰 '미스타팜'에서 한정 공동구매 행사를 하고 있다.

윤 조합장은 2015년 처음 조합장으로 당선된 이후 3연임 중이다.

―푸드센터 설립 취지가 궁금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우 가격이 폭락한 바 있습니다. 송아지 사료 값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는 수준이었죠. '뼈, 우족, 머리, 내장 같은 부산물을 가공해서 축산 농가의 소득을 보전하자'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정부가 지정하는 향토산업육성사업자에 선정돼 사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어떤 제품을 제조하고 있나요.

"푸드센터는 총 2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1공장에서는 곰탕과 냉면육수, 피클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2022년 완공된 2공장에서는 한우미역국, 한우버섯육개장, 한우사골 선지해장국을 생산 중입니다."

◇우유처럼 뽀얀 육수의 비밀

안성마춤푸드센터 공장에 들어서면 진하고 구수한 육향이 코를 찌른다. 큰 솥에서 사골을 끓이며 나는 향이다. 사골을 끓이는 큰 솥을 '추출기'라고 하는데, 1공장과 2공장을 합쳐 총 5대의 추출기를 가동하고 있다. 매일 적게는 3t 많게는 6t의 한우 부산물이 추출기에 투입돼 맛있는 가공식품으로 재탄생한다. 푸드센터 설립 당시 30t에 불과했던 농축산물 매입량은 지난해 769t을 기록했다. 10년 동안 25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곰탕 제조과정이 궁금합니다.

"매입한 통뼈를 파쇄한 후 2차례에 걸쳐 핏물을 뺍니다. 핏물이 잡내의 원흉이기 때문에 이 공정에서 맛이 결정되죠. 핏물 빼는 데만 10시간 가까이 소요됩니다. 이후 추출기에서 9~11시간 동안 국물을 끓입니다. '유수분리기'로 옮겨 기름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치고, 농축기로 옮겨 농도를 균일하게 맞추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다음 공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유화' 공정이라고 하는데요. 국물을 고압균질기에 투입해 높은 압력으로 성분을 잘게 쪼갠 후 물에 섞는 작업입니다. 뽀얀 국물 색의 비결이죠. 이후 파우치에 포장하고, 엑스레이 검출기를 통과시켜 이물질 검사까지 마칩니다. 그리고 냉장제품은 살균 및 냉각 작업을, 냉동 제품은 급속 냉각 작업을 진행하죠. 마지막으로 파우치 표면의 물기를 제거하고 박스에 포장합니다."

◇사골 곰탕 유일 국가 전통식품 인증

―식품 제조는 신경 써야 할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제조 능력을 보증하는 인증과 안전 인증이 필수입니다. 가장 자랑할만한 것은 국제 식품 안전 시스템(FSSC22000) 인증을 받은 것입니다. 현존하는 식품 시스템 인증의 가장 상위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이 인증이 있으면 수출할 때 위생 심사가 면제됩니다. 당연히 식품안전관리체계(HACCP) 인증도 획득했고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통식품 인증도 받았습니다. 국산 농수산물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에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으로, 규격이 까다로운 편인데요. 사골 곰탕 제품으로 받은 곳은 저희가 유일합니다."

―제품은 어디 유통되고 있나요.

"전국 500곳의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 외에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에도 입점했어요. 또 전국 수천 곳의 학교와 대형 병원에도 곰탕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수출도 합니다. 2014년 미얀마를 시작으로 필리핀, 베트남,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착한들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촌에 납품한 적도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연 매출 300억원을 빨리 달성하고 싶습니다. 조합원들이 판매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착한들 곰탕은 현재 '미스타팜'에서 최저가 공동구매 행사를 하고 있다. 대량구매를 하는 기업이나 단체는 미스타팜(1660-0166)으로 연락하면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기고자 : 진은혜 더비비드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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