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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33개 상장사 현황 점검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 다수 발견

2차전지, 인공지능 등 요즘 뜨는 '테마 업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해놓고, 실제론 사업에 전혀 진전이 없는 상장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런 기업 중엔 영업 손실이나 자본 잠식에 빠진 경우가 많았고, 소문을 낸 뒤 대주주가 주식을 팔아 돈을 챙긴 불공정 거래 의심 사례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반기 보고서를 통해 7개 테마 업종(메타버스, 가상화폐·NFT, 2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을 신사업으로 추가한 233개 상장사의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절반이 넘는 129개사(55%)가 현재까지 사업 추진 현황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129개 기업에 대해 금감원이 회계 처리 내역 등을 들여다보니,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와 상습 공시 위반 전력 등이 다수 발견됐다. 신사업을 추가해놓고 아직 추진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42.6%가 3년 연속 영업손실 상태였다.

‘최대주주 관련자가 전환사채(CB)를 매수→신사업 추진을 발표→주가 급등하면 CB전환권 행사→전환주식 대량 매도→주가 급락→사업 추진 철회’ 같은 ‘먹튀’ 의심 사례도 일부 발견됐다. 신사업 추진 발표 전후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500억원 가까이 조달한 곳도 있었다. 금감원은 “사업 추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이고 부당 이득을 챙기는 행위는 중대 범죄”라며 “이들 기업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이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나 허위 회계 처리, 횡령·배임 등이 나오면 수사기관 통보 조치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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