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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트럼프의 귀환, 현실이 된다면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前 외교부 북핵대사

    발행일 : 2023.11.20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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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11월 5일 실시될 미국 대통령 선거 일정의 개막을 알리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를 두 달 앞둔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59.1%의 지지로 확고한 1위를 점하고 있다. 금년 3월 이래 여배우 입막음을 위한 자금 유용, 국가 기밀문서 유출, 의사당 폭동 선동, 조지아주 대선 방해 등 혐의로 4차례나 기소되었으나, 이는 지지율 상승과 모금액 급증에 도움이 되었을 뿐이다.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수위를 점하고 있는 바이든 현 대통령과의 본선 게임 전망에서도 트럼프 후보는 2~4%포인트 차이로 우세이며, 선거의 향방을 가를 6개 경합 주 중 5개 주에서 우세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성 측면에서 59% 대 37%의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고, 국가 안보 정책에 대한 신뢰도 역시 현저히 높다. 그에 대한 미국민의 비호감도는 56%로 여전히 높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비호감도는 59%로 더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20년 대선 때도 그러했듯이, 내년 대선에서 양측의 최대 리스크는 트럼프 리스크와 바이든 리스크다. 트럼프 후보는 현재 진행 중인 4건의 형사 기소가 최대 리스크다. 1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나올 경우 일부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이 있으나, 오히려 지지층 결집이 이루어질 수도 있어 상황은 예측 불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내년 81세의 고령이 최대 리스크다. 유권자의 71%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4년 더 수행하기엔 너무 고령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내년 미국 대선은 어쩌면 호감도의 경쟁이 아닌 비호감도의 경쟁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국제사회는 걱정이 많다. 그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보여준 극단적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 성향, 그리고 그로 인해 초래될 국제정치·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도 벌써부터 한미 관계의 미래를 우려하는 사람이 점증하는 추세다. 우려의 핵심은 ①제3차 미북 정상회담 속개를 통해 북한과 엉뚱한 합의를 할 가능성, ②주한 미군의 대폭 감축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 ③방위비 분담금의 무리한 증액을 재차 요구할 가능성 등 세 가지다. 이들은 쉽지 않은 문제들이나, 그것들이 제기된 배경을 냉철히 들여다보고 사전에 합당한 대응책을 준비한다면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기 전에 얼마든지 조기 진화가 가능한 사안들이다.

    첫째 우려 사항인 미북 정상회담은 당초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도와 유엔의 대북한 제재 해제를 실현할 목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내세워 미국 정부를 호도한 결과 야기된 회담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동맹 정신에 합치되는 합리적 입장을 정해 대북 정책을 리드해 간다면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최우선 당사국인 한국의 뜻에 반해 대북한 행보를 강행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둘째 우려 사항인 주한 미군 철수 문제는 2017년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존망이 걸린 미중 패권 대결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당시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안보 지원을 누리기만 할 뿐 철저히 친중·친북 일변도의 비우호적 대외 정책을 고수한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반영된 사안이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와 친중·친북 정책 폐기와 한미 동맹 복원이 이루어지고 대중국 공급망 통제를 위한 경제 안보 협력이 본격화된 현 상황은 그 당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셋째 우려 사항인 방위비 분담 문제도 전향적 해결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했던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 요구 중 2배 증액은 미국이 그간 지향해 온 '주한 미군 현지 비용 전액 부담' 목표의 연장선 위에 있는 사항이며, 미군 훈련비 지원 등 나머지 3배 증액 요구는 근거 없는 부당 요구이므로 거부해도 무방하다. 한국은 가난하던 시절부터 주한 미군 현지 비용 부담을 조금씩 늘려 현재 약 50%를 부담 중이나, 일본은 1996년부터 건설비, 노무비, 공공요금을 포함한 주일 미군 현지 비용 전액을 심사를 거쳐 부담하고 있다. 이제 한국도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만큼 일본처럼 주한 미군 현지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되, 그 대신 주한 미군 화력의 대폭 증강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발상의 대전환을 해야 할 때다.
    기고자 :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前 외교부 북핵대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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