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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찰위성이 초등학생이면 우린 대학생"

    대전=유용원 군사전문기자

    발행일 : 2023.11.20 / 종합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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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독자 軍 정찰위성 30일 발사
    제작·시험 현장 본지에 첫 공개

    지난 17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KARI) 위성 발사환경시험실 내부. 10여 명의 항우연,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ADD),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구원이 내년 초 발사될 군 정찰위성(425사업) 2호기 점검 작업에 한창이었다. 군 정찰위성 제작 및 시험 현장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오는 30일 우주로 올라갈 군 정찰위성 1호기에 이어 내년 4월 발사될 정찰위성 2호기는 1호기와 달리 악천후에도 북 미사일 기지 등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위성이다. 대형 안테나가 위성 윗부분에 접혀 붙어 있는 형태였다. 구체적인 제원은 물론 형태도 극비 사항이어서 사진 촬영은 물론 제원에 대한 메모도 허용되지 않았다.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 위성인 군 정찰위성 1호기는 이미 발사장인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 내 스페이스X 시설로 옮겨져 있어 이날 직접 볼 수 없었다. 우성현 항우연 위성연구소장은 "425사업은 위성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진 첫 민·군 협력 사례"라며 "발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연구원들은 주말도 반납하고 2·3교대 힘든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사환경시험실에선 위성을 탑재한 우주 발사체가 발사될 때 가해지는 엄청난 진동과 소음을 위성이 견뎌낼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발사 시 진동을 시험하는 '가진기' 위에 위성을 올려놓고 상하좌우로 위성을 부술 듯 격렬한 진동을 만들어낸다. 극저온과 고온 등 극한 환경인 우주 환경에서 군 정찰위성 등이 잘 견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대형 체임버(Chamber·밀폐된 원통형 기구)도 공개됐다.

    2006년 국내 업체가 제작한 대형 체임버는 직경 8m, 길이 10m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다. 진공 상태로 영하 170도, 영상 120도의 극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항우연에서 가장 큰 위성조립실에선 내년 발사될 아리랑 6호(영상 레이더 위성)와 7호(전자광학 카메라 위성) 실물을 볼 수 있었다. 아리랑 7호는 이번에 발사될 군 정찰위성 1호기와 쌍둥이처럼 똑같은 형태다. 하지만 북한의 해킹 시도 등에 대비해 강력한 보안 장치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군 정찰위성 사업은 그동안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데서 벗어나 '킬 체인' 등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과 관련, 독자적인 군 위성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2015년 착수됐다. 425사업으로 불리는데 구름 낀 날씨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SAR(사)'와, EO(전자광학) 카메라 영문명을 비슷한 발음의 아라비아 숫자인 '425(사이오)'로 표기한 것이다. 영상 레이더 위성 4기와 전자광학 위성 1기 등 총 5기로 구성돼 있다.

    425사업 명칭을 처음 떠올린 황용철 국방과학연구소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영상 레이더 위성으로 주로 찍고 전자광학 위성은 이를 보조하는 개념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명칭을 붙였다"고 말했다. 전자광학 위성은 해상도는 영상 레이더 위성보다 뛰어나지만 구름이 끼었을 때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지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군 정찰위성 사업에는 각종 위성 및 레이더 제작에 대한 항우연과 국과연의 30년 노하우가 총동원됐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설사 위성을 궤도에 올린다 하더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리가 앞서 있다고 연구원들은 자신하고 있다. 이지형 방위사업청 우주감시정찰사업팀장은 "북 정찰위성이 초등학생 수준이라면 우리는 대학생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대전=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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